고법 부장판사 승진 8개월만에 임명땐 최연소 여성 대법관 일관성 있는 양형기준 등 안정감 어필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10일 공석 중인 대법관 한 자리에 김소영(47ㆍ사법연수원 19기)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제청했다. 대법관후보자추천위원회가 4명의 후보 명단을 건넨 지 무려 2주만이다. 추천위의 추천 후 통상 청와대에 임명 제청을 하는 데 2~3일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사실 대법관 임명 제청자인 양 대법원장으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검찰 출신의 김병화 전 지검장이 대법관 인선과정에서 낙마하면서 법조계에선 검찰 비토 여론과 검찰 몫을 지켜야 한다는 관행론이 상충하고 있었다. 박보영 대법관 퇴임 후 무너진 여성 대법관 2인 체제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여성 법관 후보군이 너무 부족하다는 현실론이 더 우세했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에 법조계는 놀란 기색이다. 올 2월 연수원 19기 가운데 처음으로 차관예우급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한 김 대전고법 부장판사가 다시 8개월 만에 대법관 후보로 제청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지명도나 경력보다는 다양성을 강조한 선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후보자의 탄탄한 이력과 법원 내부의 두터운 신망도 평소 안정감을 중시해 왔던 양 대법원장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여성 역대 두 번째로 사법시험(29회)에 수석합격한 김 후보자는 2002년 법원행정처에서 첫 여성 조사심의관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후 여성 첫 지원장(대전지법 공주지원장), 여성 첫 법원행정처 정책총괄심의관을 맡는 등 법원 내 ‘여성 1호’ 기록자로 자리매김해왔다. 김 후보가 대법관이 되면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자 최연소 여성 대법관으로 기록된다.
양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시절에는 소액이라도 여러 차례 뇌물을 받은 경우 종전보다 가중처벌 되도록 하는 등 엄정하고 일관성 있는 양형기준을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근정포장을 받기도 했다. 그가 심리한 재판 중에는 공정거래 사건에서 연예인들의 장기 전속계약을 불공정 거래로 판시해 과징금을 물리는 등 시대를 앞서 간 판결도 있다.
김 후보자는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법원의 다양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의 임명동의 요청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 및 표결 일정을 앞두고 있다.
<조용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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