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개발지로선 첫 사례…오는 17일 박원순 시장 국제세미나서 발표 예정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최근 잇따르는 성범죄와 계성초 ‘묻지마 흉기난동사건’ 등으로 도시안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울시가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도입할 지역으로 마포구 염리동과 강서구 공진중학교를 선정했다. 시가 뉴타운 등 신규 개발지에 CPTED를 적용한 적은 있지만 기존 개발지 및 건조물에 도입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오는 17일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두 지역에 적용된 범죄예방디자인과 도입효과 등에 대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4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CPTED를 도입할 지역으로 20여곳의 후보지 가운데 마포구 염리동 일대와 강서구 공진중학교 2곳을 선정했다”며 “이르면 이달 중순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PTED는 범죄인의 심리와 행동을 미리 예측해 우범지역, 시설에 적용함으로써 범죄발생을 줄일 수 있는 범죄예방도시디자인을 말한다. 단순히 새로운 설비를 도입하거나 물리력을 동원해 범죄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려는 범죄인의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최근 성범죄와 흉기난동사건 등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CPTED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시는 지난 4월 범죄예방디자인위원회를 구성하고 특정범죄 발생 다발지역에 대한 CPTED 도입을 추진해왔다. 시는 후보지 20여곳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근 마포구 염리동과 강서구 공진중학교를 시범적용지역으로 최종 선정했다.
당초 시는 2곳 모두 범죄 발생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선정하려고 했지만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최근 발생한 계성초‘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을 고려해 한 곳은 학교로 선정했다. 또 범죄 발생이 가장 많은 지역이 강남유흥가로 나타남에 따라 이 곳 대신 범죄발생빈도는 낮지만 낙후돼 범죄발생가능성이 높은 마포구 염리동을 선택했다. 시는 이번 사업에 총 5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현재까지 결정된 설계 디자인에 따르면 염리동에는 CCTV를 추가로 설치하되 CCTV가 설치된 모든 곳에는 ‘이곳엔 CCTV가 설치돼있습니다’란 푯말이 내걸린다. 방범등의 밝기도 밝아진다.
또 주민들의 자발적인 범죄예방활동을 위해 지역 내 마을공동체와 CPTED를 연계시키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송정재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보다 근본적인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주민 공동의 힘으로 지켜내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범죄예방마을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주민들과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성되는 범죄예방마을공동체는 지역내 주민간 교류확대와 경찰과의 연계를 통해 현재 유명무실한 방범순찰대를 복구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서구 공진중은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해 도색작업부터 다시한다. 흰색과 회색 등 천편일률적인 색감이 청소년들에게 정서상 부정적 영향을 줄수 있는 채도가 높은 다양한 색으로 건물과 외벽의 색을 바꾼다. 학교폭력이 주로 일어나는 교내 후미진 구역에 대한 CCTV 추가설치 및 환경개선작업을 진행된다.
시는 오는 17일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호주, 영국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두 곳에 적용된 범죄예방디자인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설 예정으로 시는 두 곳에 대한 공사를 국제 세미나 개최 이전에 모두 마친다는 계획이다. 시는 국제세미나 개최 이후 해외사례 연구를 통해 서울에 적용가능한 방법을 도출, ‘서울형 범죄예방디자인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관계자는 “도시범죄가 흉악해짐에 따라 CPTED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서울형 가이드라인이 구축되면 전 지역으로 CPTED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