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기본급 15%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1200만원 지급 골자
[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노사갈등과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진중공업이 4년만에 15% 임금인상, 120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임단협 협상안에 26일 합의했다.
지난해 7월 복수노조제가 시행된 이후, 새롭게 대표교섭권을 얻은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이하 새 노조ㆍ조합원 571명)이 임단협에 나선 첫 사례로 지역 노동계의 최대관심사로 떠올랐던 터였다. 노사는 9월초부터 임단협 타결을 위해 매일 협의회를 개최하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온 결과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잠정안은 기본급 15%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등 1200만원 지급, 공휴일 축소, 전 직원 상해ㆍ질병보험 가입, 경조사 지원금 인상 등 단체협약 일부 개정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노사는 또 유급휴직 중인 생산직 500여명이 이른 시일 내 복직할 수 있도록 신규 조선 물량 수주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 사측이 이같은 인상안 조건에 합의한 것은 새롭게 출범한 새 노조측에 힘을 실어주고 하루빨리 회사를 정상화 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진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헌신한 직원들의 노력에 보답하고 안정된 노사관계 정착과 위기 극복에 매진하기 위해 어려운 회사 여건에도 불구하고 임금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며, “노동조합 또한 경쟁력 있는 조선소로 거듭나기 위해 단체 협약의 상당부분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새 노조가 대표교섭권을 획득해 임단협을 타결한 것은 조선업계는 물론 부산ㆍ경남지역 노동계에서도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투쟁중심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온 기존 산별노조와는 달리 노사 상생의 기치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별 노조로 출범한 독립노조이다. 올해초 설립 1주일 만에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하면서 현재 전체 조합원 701명 중 571명이 가입해 80%가 넘는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도 했다.
이처럼 새 노조가 조합원의 지지를 배경으로 단체교섭권을 확보하면서 노사간 교섭은 급물살을 탔다. 새 노조는 교섭대표노조가 되자마자 조합원들의 생계 안정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임단협 체결에 매진해 왔다.
김상욱 노조위원장은 “기존 노조가 정치투쟁에 발목 잡혀 4년 동안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해 조합원들의 생계와 고용불안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며, “이번 임단협 타결로 노사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고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번 잠정안 타결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한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이루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 조선시장 침체 속에서 생존의 필수요건인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지역 조선업계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모처럼의 노사화합 분위기가 회사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남지역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어떤 상급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은 한진중공업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지지만으로 임단협을 타결하는 협상력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측은 이번 단체교섭의 핵심이 노사간 상호이해와 양보를 통한 신뢰 회복과 회사의 생존을 확보하는 데 있는 만큼 향후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진중공업 새 노조는 27일 오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번 잠정합의안을 두고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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