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10월 중국의 권력교체가 이뤄진 후에 대대적인 경기부양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지난 3일자 사설을 인용해 중국이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올해 후반까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실탄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면서 “정책 당국은 경제적 불균형, 산업 과잉 등 오래된 경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중국의 성장 둔화는 유로존 위기 때문이고 중국의 펀더멘털은 건전하다”면서 “단기적 충격에 대한 대비책은 물론 장기적인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일보의 이같은 사설이 중국의 주요 부양책 시행 시기가 올해 후반기로 예정된 권력 교체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차이나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장즈웨이(張智威)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중국이 새로운 지도 체제가 수립된 이후에 본격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경제 성장률은 7.6%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았고 지난 8월 HSBC의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6으로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중국 경기는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일부 투자은행들도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의 경착륙 우려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때 무려 4조위안을 투입해 경제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적극적 부양에 나서지않고 미적대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이유로 올해가 중국 공산당의 정권교체기라는 점이 꼽히고 있다.

중국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는 오는 10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엔 차기 지도부를 위해 현 지도부가 임기말에는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거나 긴축을 하는 특유의 전통이 있다.

즉 후진타오(胡錦濤) 정부의 임무는 올해 7.5% 성장목표를 지켜내는 것이고 경기부양은 차기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몫이란 것이다.

일각에선 중국의 이같은 주저함이 오히려 중국의 경제체질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외부에서는 중국이 더 ‘통 큰’ 조치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주저함이 오히려 중국 경제의 ‘리밸런싱(재조정)’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