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채용설명회 강사로 직접나서 궂은 날씨불구 600여명 학생들 몰려 과정 중시하는 ‘따뜻한 성과주의’ 강조
“글로벌 1등 기업 만들었다는 성취감 얻고싶은 사람 두산으로 오라”
“두산 하면 뭐가 생각나십니까?”
지난 4일 서강대 정하상관 국제회의실. 강단에 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질문에 학생들은 하나같이 ‘두산베어스’라고 답했다. 아직도 두산그룹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야구팀에 한정된 것이다. 두산그룹 매출의 60% 이상이 인프라 지원 사업(ISB)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기업 설명을 맡은 박 회장의 임무는 막중한 셈이다.
박 회장이 올해도 두산그룹의 채용설명회에 직접 나섰다. 그룹 회장으로서는 처음이다. 박 회장 본인은 ㈜두산 회장일 때부터 해왔던 일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재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박 회장의 등장 덕택일까. 이날 폭우 속에서도 설명회에 6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좌석은 물론 계단, 복도에도 박 회장을 보러온 학생들로 가득 찼다.
박 회장은 이날 두산의 기업이미지 광고 카피인 ‘사람이 곧 미래다’를 통해 두산의 인재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 카피는 자신이 직접 참여해 그만큼 애착도 큰 작품. 두산의 인재 철학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었다.
박 회장은 설명회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올해 설명회가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이 곧 미래다’는 두산 인재상의 뿌리를 보다 강조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인재를 두산의 미래로 설정한 것은 우리나라가 생산요소 중 ‘사람(노동)’에 가장 큰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산이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뿌리에 해당하는 국가 배경을 무시하기 힘들다”며 “우리나라의 자본과 기술은 아직 선진국보다 깊이와 넓이 면에서 상당히 더 발전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사람은 스포츠나 예술 등 개인의 능력으로 세계 강자로 올라간 사람이 많다”며 “우리의 자산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의 인재 철학의 중심을 한마디로 ‘따뜻한 성과주의’라고 정리했다. 따뜻한 성과주의란 무관심의 성과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성과만 중요시하는 단기 업적주의를 넘어 과정까지 관심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업 문화다. 박 회장은 “조직을 위해 팀원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믿을 만한 조직이 되기 위해 팀원들이 약속을 지키도록 도와주고,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릴 수도 있겠지만, 두산은 구성원 전체가 함께 한 층씩 올라가야 성공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두산은 아직 1등 기업이 아니라서 1등다운 대우를 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1등 기업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얻고 싶은 사람은 두산으로 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