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후보 첫 TV 합동토론회 무차별 난타전
손학규, 도지사때 노조 대응 ‘곤혹’ 김두관, 패널 송곳질문에 엉뚱한 답변 문재인, 카리스마 부족·유약함 드러내 정세균, 쌍용차 먹튀 방조론 시달려
23일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들의 지상파 TV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시작된 모바일투표의 향방을 가를 첫 승부처였다. 예상대로 가차없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일각에선 “아군끼리 피를 흘려 본선에 오르기 전에 내상을 입은 꼴”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패널로 참가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장점보다 단점이 많이 부각된 토론”이라고 평했다.
손학규 후보는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과 엇갈린 과거 행보로 곤욕을 치렀다.
“과거 현대차노조에 보낸 공개서한에 따르면 파업을 철회하라면서 귀족노조라고 했다. 그들이 귀족노조면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진 노동자는 ‘왕족의 삶’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어 경기도지사에서 해고된 미화원의 천막을 강제철거했고,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을 불구속 수사하라고 주장한 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패널은 손 후보의 발언 스타일에 대해 “과거 말 길고 가르치려한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옛날 모습 그대로다”고 평했다.
김두관 후보는 ‘콘텐츠 부족’이란 오명을 털어내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패널단의 날카로운 송곳 질문에 매끄럽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모병제를 실시하면 북한이 문 열어줄 거라는 순진한 발상이 아니냐” “북방경제와 모병제 등 이슈거리 골라내는 데만 집중했다”는 지적에 “북한도 변화를 바라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여전히 성장에 관심이 많다”는 등 엉뚱한 답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첫 기조발제자로 뽑힌 김 후보는 패널의 질문을 받는 내내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다른 3주자의 협공을 받았다. 손 후보는 문 후보를 ‘준비 안된 대통령’으로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낙동강벨트는 전형적인 지역정치”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문 후보가 2008년 공천헌금을 받은 서청원 대표를 변호한 일을 문제삼았다.
문 후보는 공세에는 대응했으나, 자신의 질문차례가 돌아오면 오히려 상대 후보를 치켜세웠다. 평소 온화한 성격을 드러냈다는 평가와 함께 카리스마 부족과 유약한 면모 또한 약점으로 지적됐다.
정세균 후보는 ‘경제전문가’로서 면모를 드러냈지만, 산자부 장관 시절 노조와의 관계, 쌍용자동차 먹튀 행각을 방조한 책임론 등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대통령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역사의식, 문 후보의 민주당 기여 여부를 주로 거론해 ‘리더십은 언제 보여줄 거냐’는 패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토론회장을 나온 일부 후보는 즉각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일부 패널이 특정 후보만 지나치게 봐주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 측 전현희 대변인도 “특정후보에게 날이 무뎌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선관위의 송호창 의원은 “후보가 연설한 내용을 기초로 한 것이기 때문에 결코 편파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후보의 자격과 능력을 충분히 다 보여주지 못했다. 더 세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