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에 맞서 맨몸으로 광기 제압 명지대 이각수 교수 외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여의도 칼부림’ 사건 당시, 범인을 제압한 용감한 시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숨을 위협받은 상황에서도 남다른 용기, 순발력과 기술로 살인마의 광기를 압도한 이들은 이종격투기 세계챔피언을 지낸 명지대 사회교육원 이각수(51 무예과)교수와 청와대 경호실 출신인 김정기(57)씨였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사건 당시 이들은 현장에 있었다. 피의자 A씨가 전 직장 동료 B(32)씨와 C(여·31)씨 2명을 칼로 찌르고 도망가는 순간 이 교수는 급박하게 A씨를 쫓았다.
이 교수가 다가서자 범인 A씨는 곧바로 달려들었다. 그때 이 교수는 흉기를 들고 다가오는 A씨의 얼굴을 발로 강하게 걷어찼고 발차기에 맞은 그는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면서 C씨를 한 차례 더 찔렀다. 이때 이 교수가 다시 A씨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자 A씨는 줄행랑을 쳤다. 이 교수가 아니었다면 A씨의 광란에 C씨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추격을 피해 도망가는 A씨를 이 교수는 끝까지 쫓아갔다. 이 교수는 막다른 골목에 A씨를 몰아넣었고 이때 청와대 경호실 수행부장으로 일했던 김정기 씨도 우산하나로 흉기를 든 범인에 맞서 A씨를 포위했다.
이들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A씨와 맞서 대치했다. 코너에 몰리자 피의자는 결국 칼을 자기 목에 갖다 댔다. “가까이 오면 자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대치 상황 속에서 얼마 후 경찰이 도착했고 10여 분의 설득 끝에 A씨는 결국 경찰이 발사한 테이저건을 맞고 검거됐다.
맨몸으로 광란을 막은 이 교수는 1990년 이종격투기 라이트헤비급 세계챔피언 출신으로 합기도 8단·종합격투기 8단·검도 7단·태권도 5단 등 각종 무술 28단에 이르는 ‘무도인’이었다. 현재는 명지대 사회교육원에서 합기도를 가르치는 교수이자 세계종합격투기연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또한 이 교수는 영화 ‘게임의 법칙’ ‘비트’ ‘쉬리’ ‘반칙왕’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역도산’ 등 크게 히트한 영화에서 액션을 담당한 유명 무술감독 정두홍씨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흉기를 든 사람이 아가씨를 또 찌르려고 해 발로 걷어찼다”며 “무예를 연마했기 때문에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김정기 씨뿐 아니라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계진성(41)씨, 새누리당사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던 쌍용차 해고자 김남섭(41)씨 등 많은 시민들이 허리띠, 대걸레 등을 손에 쥐고 피의자를 뒤쫒거나 자신의 옷을 벗어 부상자를 지혈하기도 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에 경찰은 23일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피의자 검거에 도움을 준 이각수, 김정기, 계진성 씨 등의 실명을 거명하며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전하고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