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도 도서정가제 시행 업계 안팎서 시장축소 우려
오는 27일부터 시작될 ‘전자책 도서정가제’가 전자책 시장의 미래를 결정할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최근 일부 서점가가 ‘전자책 시장은 이제 막바지’라며 전 도서를 50% 가격으로 할인 판매하는 등 전자책 시장이 망가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업계 안팎을 엄습하고 있다.
올해 초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이제 출간된 지 18개월 미만의 신간은 전자책으로 발행되더라도 정가에서 10% 이상 할인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되면 그간 저렴한 가격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달리고 있던 시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전자책 시장은 아직 고객을 많이 유입시켜야 할 신흥 시장”이라며 “현재 가격도 미국 등 해외에 비해서 비싼 편인데 가격이 올라가면 시장이 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종이책이 없이 전자책으로만 출판되는 도서는 서점에 등록하는 날이 출간일이라서 서점에 따라 출간일이 다르다”며 “정가 기준도 애매해지고 혼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전자책 사업 전체 매출액의 신장률은 2011년 66.3%, 2012년 56.8%로 성장해왔다. 관계자들은 전자책 시장이 이 정도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저렴한 가격과 스마트기기의 대중화를 꼽는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전자책은 배송비가 들지 않고, 출판에 필요한 각종 부대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원가의 70% 정도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절반 이하로 판매되는 미국에 비하면 이것도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2~3년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전자책을 구입하도록 유인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소비자들 역시 전자책 도서정가제가 전자책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9) 씨는 “출퇴근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을 수 있어서 그나마 독서를 할 수 있었다”며 “전자책은 소장하는 물건이 아닌데, 종이책과 같은 가격이면 구매하기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정부가 출판업계의 말만 듣고 소비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정책을 비난했다.
제도를 추진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런 업계와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도서정가제로 그간 저가 가격경쟁으로 혼란해진 유통질서를 바로잡고 출판문화의 다양성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