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공모 울릉경비대장…오는 20일 1년 임기 마쳐
-1년 동안 상경 고작 두번…비상경비로 딸 결혼식 준비도 돕지 못해
-독도일기 수필집 발간, 홍보활동도 적극…“복귀하면 독도알리기에 힘쓰고싶어”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지난 4월. 유단희 울릉경비대장은 애가 탔다. 금지옥엽 키운 둘째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북한 광명성 3호 로켓 발사 시도 움직임이 포착되며 독도 일대는 그야 말로 비상이었다. 독도 치안을 총괄하고 있는 유 대장이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 유 대장은 딸에게 “아빠가 못가면 신랑이랑 둘이 손 잡고 같이 들어가라”고 전했다. 딸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전화기 넘어로 들려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가까스로 결혼식 전날 북한 로켓 발사 실패 소식이 전해졌다. 비상경계가 풀렸고 다행히 결혼식에 참석했다. 유 대장은 “가족 만큼이나 내게 주어진 임무가 중요했다. 주민들과 대원들, 그리고 독도를 지키는 일이 우선이었다”고 털어놨다. 유 대장은 지난 2011년 7월 경찰청이 공모로 선출한 국내 1호 울릉경비대장이다. 독도의 치안을 총괄하며 4명의 독도경비대장 및 소속 경력 200여명을 지휘한다. 유사시 실탄을 발사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순경부터 시작해 25년간 정보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그는 “우리 땅을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독도행을 결정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가족과 지인의 만류도 있었다. 실제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지난 1년은 녹록치 않았다. 귀경길이 430여㎞에 달하는 탓에 1년 동안 집에 간 것이 고작 두번이었다.
오는 20일 신임 대장이 선출됨과 동시에 유 대장의 지난 1년 ‘독도수호기’가 막을 내린다. 녹록치 않았던 한 해였다. 특히 일본 우익 세력의 ‘망언망동’이 잦았던 시기다. 부임 당시 일본 자민련 의원들의 독도 방문 강행 시도로 국민적 분노가 들끓었다. 부임 이후에도 일본 순시선이 독도 인근에 98차례 출몰해 긴장상황을 유발했다. 유 대장은 “대원들에게 ‘긴급상황 발생 시 내가 책임질테니 발포해도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 독도는 한시도 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순시선의 출몰이 계속되고 있다. 해경, 해군, 공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상륙저지훈련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며 독도 주변의 긴장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지난 한 해 동안 일본의 도발이나 해상 대치 등 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울릉경비대장으로 보낸 지난 1년 간 그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독도 수호는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닌 국민적관심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신념이 생겼다. 실제로 그는 지난 2월22일 ‘독도일기’라는 수필집을 발간했다. 독도의 치안을 총괄한 경비대장 출신으로 독도가 대한민국 땅이며 실효적 지배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소년환경운동가 조너선 리의 독도 방문을 준비했고 세시봉 독도콘서트 및 서경덕 교수의 독도홍보활동을 돕기도 했다. 틈이 나는대로 각 시ㆍ도교육청의 특강 요청에 응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독도 알리기 교육에도 앞장섰다. 그는 “일본이 교과서를 왜곡하며 자국 청소년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해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역사 인식과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대장은 임기가 끝나면 대통령선거 전인 11월말까지 약 3개월 간 전국의 교육청과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한 독도 특강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견을 경찰 지휘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경찰청이 지난 16일 마감한 신임 울릉경비대장 공모에 지원자가 단 1명 뿐이라는 소식에 그는 “사실 공모를 앞두고 몇명의 후배들이 지원 의사를 밝히며 문의를 해왔지만 결국 가족들의 만류로 포기한 것 같더라. 가족과 떨어져,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독도에서 1년을 지내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후임 대장이 갖춰야 할 자격 요소에 대해 묻자 유 대장은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최일선 동부전선의 지휘관으로 독도수호에 대한 남다른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조국과 독도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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