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민원 불구 규제없어

회사원 최모(33) 씨는 최근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크게 소리를 켜놓고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를 시청하는 20대 초반 남성을 보고 화가 났다. 최 씨는 “소음 피해가 있으니 이어폰을 끼고 들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문제의 남성은 “이어폰이 없다. DMB 보는 것은 내 자유”라며 되레 화를 냈다.

최 씨는 무례한 20대의 대꾸에 화가 나 큰소리로 꾸짖을까 싶기도 했지만 큰 싸움이 될까 싶어 외면하고 말았다.

환경부가 최근 ‘MP3 최대 음량 제한 권고’ 기준안을 발표하며 이어폰 규제에 나선 가운데 공공장소에서 디지털기기 내장 스피커 소음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의 이어폰ㆍ내장 스피커 등 ‘디지털 소음’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공공장소에서 일부 승객이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의 내장 스피커를 이용해 음악이나 영상을 시청하기 때문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5~8호선 지하철의 올해 상반기(1~6월) 디지털 소음 관련 민원 건수는 147건에 달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 안에서 디지털기기의 내장 스피커 소음을 규제해 달라는 민원이 종종 들어온다. 그러나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안내 방송 및 캠페인을 통해 디지털기기로 음악을 듣거나 방송을 시청할 때 이어폰ㆍ헤드폰 사용을 당부할 뿐”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디지털기기 내장 스피커에 대한 규제방법이 없다. 개인의 행동에 달린 일”이라며 “내장 스피커 규제에 대한 논의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