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마 불구 유통가는 오랜만에 화색
파리바게뜨 수년간 축적DB 분석 비올땐 기름진 조리빵 더 찾아
해뜨면 샌들, 비오면 레인부츠 백화점 ‘트랜스포머형’ 진열대 그때 그때 변신 매출 급상승 효과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면서 유통가에 오랜만에 화색이 돌고 있다. 우산, 우비, 제습기 등 전형적인 장마 특수 상품의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잦아졌기 때문이다. 막걸리와 부침개 등 비 오는 날 생각나는 별미 재료의 매출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유통가는 장마 특수를 100% 활용하기 위해 각종 ‘트랜스포머(변신)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장마 특수 잡아라” 유통가 ‘트랜스포머 전략’= 가장 눈에 띄는 트랜스포머 전략은 고객 동선에 맞게 장마 특수 상품의 위치를 바꾸는 것. 롯데백화점은 장마가 시작되면서 본점 에스컬레이터 부근에 레인부츠 전문 팝업스토어(임시 점포)를 마련했다. 방문객들이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백화점의 특성을 살려, 가장 노출 빈도가 높은 곳에 장마 특수 상품을 진열한 것이다.
이마트는 매일 오전 일기예보에 따라 비가 예고된 날에는 부침가루나 프리믹스 형식으로 나온 부침개 재료, 식용유 등을 방문객들의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전진배치시킨다. 잡화 코너에서도 여름엔 보통 선캡 등을 앞에 진열하지만 비가 오면 우산과 우비를 매장 입구 쪽으로 내놓는다. 아동 신발 매대도 샌들, 슬리퍼가 놓였던 앞자리를 장화가 차지한다.
홈쇼핑업체들은 유동성 있는 방송 편성으로 트랜스포머 전략을 펼친다. GS샵은 이달 들어 제습기 판매 방송을 6번이나 추가편성으로 마련했다. 본래 1주일 분량씩 정해 나오는 방송 편성에는 제습기 방송이 3번이었지만 비 소식에 수시로 추가편성을 해 총 9번의 방송을 내보냈다.
비가 오면 진열대에 놓인 메뉴도 변신한다. SPC의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날씨 마케팅을 펴기로 하고, 날씨에 맞춰 점포별 주력 빵을 바꾸는 식으로 장마에 대비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수년간 축적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가 오는 등 습한 날에는 기름진 조리빵의 판매가 다소 늘고, 맑은 날에는 시원하게 먹는 케이크 등이 잘 나간다는 경향을 확인했다. 파리바게뜨는 이를 활용해 비 소식이 있는 지역의 점포에는 피자빵이나 야채빵, 도너츠류 등 기름기가 많고 짭짤한 조리빵 공급을 늘리고 있다.
▶‘맞춤형 트랜스포머’에 매출 화답= 유통가의 트랜스포머 전략은 급신장한 매출로 장마 특수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특히 이번 장마철에는 제습기가 최고의 장마 특수 상품으로 떠올랐다.
전국적인 비 소식이 이어졌던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이마트에서 제습기의 매출은 날씨가 맑았던 지난달 26일~지난 1일 동안의 매출에 비해 156.9%나 급신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습기는 가격이나 활용도를 생각하면 비가 잠깐 온다고 해서 사는 제품이 아닌데, 올해 특히 수요가 늘었다”고 전했다.
GS샵에서도 제습기 매출은 2010년 5억원, 지난해 10억원에서 올해 벌써 4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크게 상승한 제습기 수요 때문에 부랴부랴 80억원 상당의 물량을 마련했지만, 이달 말 방송 편성분을 소화하고 나면 다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GS샵 관계자는 “제습기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 같다”며 “다음달에는 물량 때문에 제습기 방송 여부를 장담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막걸리의 귀환’도 반가운 대목이다. 막걸리는 지난해부터 점차 매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내수와 수출 전 분야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왔다. 그러나 장마를 맞으며 이마트에서 탁주 매출이 13.7%나 오를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막걸리와 더불어 부침개 재료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분석한 장마철 매출 신장률에 따르면 부침가루는 지난달 대비 130%, 밀가루는 25% 정도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