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시장서 책정된 가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커피전문점 경쟁 심화가 가격을 떨어뜨릴 것”

[헤럴경제=채상우 인턴기자] 이제 직장인들에게 커피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비 오는 날엔 우유거품이 가득한 ‘카푸치노’를, 무더운 날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손님들로 커피전문점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사람들이 한 끼 식사값을 호가하는 비용을 치르면서 커피전문점을 찾는 이유는 뭘까. 커피 자체가 주는 효용도 있지만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문화적인 가치도 크다.

직장인 A씨는 한 커피전문점에서 친구와 만나기로 했다. 미리 도착한 A씨는 편안한 좌석에 앉아 매장에 비치된 잡지를 읽으며 친구를 기다린다. 창 밖의 빗소리는 커피전문점에 흐르는 음악, 그리고 독특한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친구와 만난 A씨는 무료인터넷을 이용해 영화를 예매하고 커피전문점을 나섰다.

이처럼 커피전문점의 커피 가격에는 문화적 가치가 포함돼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원가분석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아메리카노’의 경우 유명 체인 5곳 평균 원가가 239원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5곳 평균 판매가격은 4000원으로 약 3760원 가량 차이가 났다. 이 금액은 장소와 분위기, 브랜드 가치 등을 포함한 문화비와 인건비 명목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매장에서 먹는 커피(‘테이크 인’)와 매장 밖에서 먹는 커피(‘테이크아웃’) 값이 같은 걸까. 커피전문점의 공간과 분위기 등을 즐길 수 없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까지 문화비 명목의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불합리해 보인다.

주 3회 정도 카페에 간다는 여대생 정모(25) 씨는 “당연히 테이크아웃 커피가 더 저렴해야 하겠지만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카페를 선택하지는 않는다”며 ‘테이크아웃’ 커피 값에 대해 큰 불만을 느끼지 못했다. 정 씨만이 아니라 대다수 소비자들이 테이크아웃 커피의 가격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테이크아웃’ 커피 가격에 대해 업체 측에서는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처음 스타벅스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국내 커피시장에는 앉아서 마시는 다방문화가 널리 퍼져있었다. 스타벅스가 최초로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시작해 열풍을 일으켰고, 처음 시작할 때부터 테이크아웃에 판매전략을 맞춰 운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커피가격이 ‘테이크아웃’을 기준으로 설정된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역할”이라며 “초기가격이 어떻게 형성됐건 지금의 커피전문점 시장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저렴한 ‘테이크아웃’ 매장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래도 ‘스타벅스’를 찾는 건 소비자의 성향과 의지”라고 덧붙였다.

‘커피 경제학’ 저자인 김민주 리드앤 리더 대표는 “처음 정해진 ‘테이크아웃’ 가격을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며 초창기 커피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국내 환경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커피 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에서는 같은 카페에서도 커피 값이 세 가지로 나뉜다. ‘테이크아웃’이 가장 싸고 그 다음이 실내 좌석, 실외 좌석이 가장 비싼 식으로 장소에 따라 커피 값에 차이를 뒀다.

김 대표는 “커피전문점 간의 경쟁이 가속화 할수록 다양한 전략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테이크아웃’ 가격 정책도 지금과 달라질 것이다. 실제로 2년 전에 비해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테이크아웃’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다”며 시장경쟁 체제가 커피 가격에 대한 불만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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