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노인노조가 출범할 예정이다. ‘복지시대 시니어 주니어 노동연합’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연내 노인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노년세대 스스로 힘을 결집해 노인복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향후 실질적 구심체가 될 노인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18일 대표적인 노인들의 공간인 탑골공원에서 만난 김모(66) 씨는 “노조 출범을 환영한다”며 “무엇보다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60세에 모 유명제화점 지점장으로 은퇴한 김 씨는 이후 택시 운전 등 닥치는대로 일을 찾았지만 임시직이나 100만원도 안되는 저임금 일자리만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씨는 “요즘 은퇴 노인들은 아직 일 할 능력이 있고 특히 각자 가진 특기로 수 십 년을 일한 사람들인데 단순히 나이 때문에 구직시장에서 홀대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 씨는 또 “앞으로 노조가 결성돼 노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비췄다.
19일 서울시 노인취업훈련센터에 따르면 2011년 센터를 통해 취업한 서울지역 65세 이상 노인 수는 4812명으로, 2010년(5167명)보다 355명 줄었다. 반면 구직자수는 2009년(7964명), 2010년(8170명), 2011년(1만2105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노인구직자는 늘어나는데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복지시설의 확충을 말하는 이도 있었다.
박상갑(73) 씨는 “노인들이 쉴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 며 “복지시설의 노인교실 등을 가려고 해도 자리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탑골공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박 씨는 “노인들은 지금껏 세금 꼬박꼬박 내고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등 복지의 수혜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동네 노인정이 아닌 도심 속에서 노인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고 여가를 즐길수 있는 공간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요섭(69) 씨도 ”탑골공원 곳곳에 가득찬 노인들을 보면 나도 숨이 막힌다”며 “비라도 오면 갈 곳이 없어 종로3가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번듯한 쉼터 하나만 있어도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노조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렸다.
이상섭(68) 씨는 “지금껏 노인단체하면 어버이연합같은 보수단체만 떠올리는데 이제 실질적으로 노인의 권리와 목소리를 낼 대표성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며 “노조가 생기면 내가 제일 먼저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모(70) 씨는 “노인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 노인들의 문제에 진정성을 갖고 접근할까 의문”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정치세력화를 위해 노인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어 노동연합 관계자는 “시니어 노동연합은 장기적으로 노인 복지와 일자리 문제뿐 아니라 보편적 복지가 실천되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또 청년유니온등 청년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세대간의 장벽과 갈등을 넘어 일할 권리를 보장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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