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외무역 대표주자 저장성 닝보시는 지금
유럽수출 작년比 6%감소 ‘역풍’ 제조업·무역업 등 성장률 동결
항저우완콰하이대교 효과 건재 회색지대 일변도 타지역 차별화 녹지 갖춘 신도시로 급속성장세
[닝보(寧波)=한희라 기자]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끼면서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중국에도 적신호가 감지됐다. 특히 제조와 수출기지 역할을 했던 중국 연해지역의 불경기 체감온도는 어느 지역보다 높을 것이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에서도 대외무역의 대표주자 격인 저장(浙江)성 닝보 시를 지난 8일 찾았다.
상하이에서 남쪽으로 고속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닝보 역시 지난 4월 대유럽 수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6.4%나 감소하는 등 글로벌 경제위기의 역풍을 맞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의 표정은 생각보다 밝았다. 겉으로만 우아하고 물밑에서는 바둥거리는 ‘백조의 묘수’일 수도 있지만 도시는 예상 밖으로 활기찼다.
중국의 유명 상인 ‘닝보방(寧波幇ㆍ닝보상인)’들은 좌절하기보다는 위기의 파고를 넘는 데 기지를 집중하고 있었다. 특히 저장 성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항저우완(杭州灣)신구(新區)는 중국의 ‘속도주의’가 느껴졌다.
항저우완신구는 지난 2010년 2월 세워진 신생 공업단지다. 상하이와 닝보를 잇는 항저우완콰하이(跨海)대교가 그해 개통하면서 이 공업단지는 날개를 달았다. 총연장 36km의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항저우완콰하이대교는 다리 위에서만 자동차로 무려 30분을 달려야 한다. 항저우완신구는 이 다리를 이용해 국제도시인 상하이와 연결되고 항저우, 쑤저우(蘇州) 등 창장(長江)삼각주 주요 도시 어느 곳과도 연결돼 지리적인 이점이 크다.
중국 완성차업체인 지리(Geely)자동차와 상하이폴크스바겐을 비롯해 한국의 SK와 만도, 미국과 프랑스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비스테온(Visteon)과 포레시아(Faurecia) 등 30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 외에도 신소재, 스마트가전, IT 등 중국이 가려받고(?) 있는 업종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고층빌딩이 이미 들어섰거나 건설 중이었는데, 이는 항저우완신구가 기존의 공업단지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한다.
항저우완신구의 주옌신(朱炎新) 투자합작국 부국장은 “120만명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단지뿐만 아니라 5성급 호텔, 퉁지(同濟)대학 분교와 자동차대학, 오피스빌딩, 병원 등이 입주해 공업단지가 아닌 하나의 신도시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48만㎡에 달하는 삼림공원과 55만㎡의 호수도 연말이면 완공된다고 한다. 철새 200여 종의 중간기착지인 습지도 조성 중이다. 이는 공장만 들어서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결국엔 삭막한 회색지대로 전락한 다른 공단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라고 한다. 주 부국장은 “세금과 투자유치를 신구가 독자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기업들의 편의를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각지에는 이와 비슷한 산업단지들이 차고도 넘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원하는지 궁금했다.지난해 신구에 입주한 한라그룹 계열사인 만도의 동창진 만도자동차부품유한공사 닝보법인장은 “저장 성에는 평지가 드물어 신구의 땅이 다른 곳보다 2배 비싼데도 부지 점령 경쟁이 치열하다. 기업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가 확고한 점도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만도는 이곳에 입주한 지리자동차에 부품 80%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다. 볼보와 폴크스바겐도 잠재고객이다.
동 법인장은 “비록 중국 정부가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를 없앴다고 하지만 상금이나 지방세 감면 등의 혜택을 선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중국 자동차시장이 향후 적어도 연 8~12%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여전히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출 위기에 신음하는 제조업체와 무역업체들도 목격했다. 9일 들른 중국 최대 플라스틱 사출 대기업인 하이톈(海田)그룹은 올해 매출 성장률을 0%로 잡았다. 이어 방문한 중국 내 물동량 2위인 닝보항에는 컨테이너선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닝보항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동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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