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정원있는 집 ‘별똥별’ ‘美 UCSD 공대에 영구설치

‘5도 경사진 바닥·살림 아찔 ‘초강풍·지진에도 견디게…

‘9월 광주비엔날레도 참여 ‘틈새호텔’ 등 실험작품 기획

근 십년 만에 가진 고국에서의 개인전(리움 ‘집 속의 집’전)에 리움 사상 최대 관람객(10만1200명)을 끌어모으며 서울 한남동 일원에 열기를 불어넣었던 유목민 작가 서도호(50). 그가 이번에는 공중에 진짜로 ‘집’을 지었다. 헝겊 집이 아니라 벽돌과 시멘트로 지어진 진짜 주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와 광주에서 서도호는 집을 지었거나 현재 열심히 짓고 있다.

▶UCSD 공대 옥상에 대롱대롱 매달린 주택= 요즘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 San Diego)에는 명물이 하나 생겼다. UCSD 캠퍼스 내 공대 1건물(제이콥스홀) 7층 옥상에 주택 한 채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렸기 때문이다. 거센 바람이 불면 꼭 떨어질 듯 아찔해,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 건물은 서도호의 ‘Fallen Star(별똥별)’이다.

미국의 명문 UCSD의 권위 있는 ‘스튜어트 컬렉션’의 18번째 작품으로 ‘별똥별’이 선정돼 서도호는 이번 프로젝트를 펼쳤다. 스튜어트 컬렉션은 1200에이커에 달하는 UCSD의 너른 캠퍼스에 미술가의 작품 설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존 발데서리, 니키 드 생팔, 제니 홀저, 브루스 나우먼, 백남준, 키키 스미스 등 쟁쟁한 스타 작가들이 참여했다. 서도호는 UCSD 캠퍼스 내에서 주택 ‘별똥별’ 공사를 진두지휘했고, 마침내 지난해 11월 거대한 기중기로 들어올려 지상 100피트 높이 공대 옥상에 비스듬히 설치했다. 주택 실내에는 사람이 실제 사는 집처럼 가구가 비치되어 있고, 정원도 조성됐다. 밤에는 TV에서 퍼져나오는 불빛이 반짝이고, 굴뚝에선 수증기도 피어오른다.

이번 ‘별똥별’은 미국 동부로부터 회오리 바람을 타고 날아온 집일 수도 있고, 생물학에 빠진 이에겐 더 큰 숙주의 내부에 공생하는 작은 생명체로 보일 수도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이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됐으면 좋겠다. 특히 학생들과 교감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 ‘별똥별’ 작업은 서도호 스스로도 반신반의했던 프로젝트다. 작은 오두막이 현대식 빌딩에 박혀, 공중에 영구적으로 설치 보존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보였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7년 만에 실현돼 UCSD의 학생 등 관객을 맞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오는 7일 공개된다.

‘별똥별’의 집 안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7층 옥상 모서리에 무게 32t의 주택이 아슬아슬 매달려 있으니 말이다. 샹들리에를 제외하곤 집 안 내부 및 가재도구가 모두 기울어져 있는데 바닥은 옥상 지면으로부터 5도, 집 자체는 10도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별똥별’은 시속 100마하의 바람도 견딜 수 있고, 지진 건축법규도 따르고 있다. 미국 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의 작은 주택을 4분의 3 크기로 재현한 집 내부에는 가족사진과 책, 생활용품들이 놓여 있어 친근감을 더해준다. 스튜어트 컬렉션의 디렉터인 메리 비비는 “서도호의 ‘별똥별’은 이동과 전치의 개념, ‘집’의 개념을 탐구한다”며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디이며,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를 성찰해보게 한다”고 말했다.

▷광주의 빌딩 틈새에 들어설 ‘미니 호텔’= 서도호는 2012 광주 비엔날레(9~11월)에 참여한다. 작가는 광주시내의 낡은 건물을 찾아 공간 표면을 옮기는 ‘탁본 프로젝트(Rubbing Project)’를 시행 중이다.

동시에 2012 광주 폴리프로젝트에도 참여해 ‘틈새 호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지난 2010년 해외에서 한 차례 선보였던 작업과 유사한 작업으로, 건물 틈새에 작은 건물을 끼워넣는 작업이다. 올가을 광주를 찾는 사람은 서도호가 건물 사이에 끼워넣은 색다른 호텔을 만날 수 있다.

yr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