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인터뷰를 어떻게 할지도 몰라 바짝 얼어서 대답도 잘 못하고 질문도 이해 못해서 동문서답을 했었어요.”
영화 ‘과속 스캔들’로 단숨에 ‘국민 여동생’ 자리를 꿰찬 배우 박보영이 ‘국민 여동생’과의 이별을 선언하며 건넨 말이었다.
박보영은 그간 4년이라는 공백을 깨고 스크린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미확인 동영상:절대 클릭 금지’(이하 미확인 동영상) 홍보차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
잠시 경계가 소홀해진 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명목 하에 앞에 놓인 와플을 먹는 그의 모습은, 아직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을 떠나보내기 아쉽게 만들었다.
“제가 단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사람들은 단 것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는데,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평소 몰래 군것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웃음)
# 떠나는 사람, 남겨진 사람 박보영은 최근 KBS2 ‘개그콘서트’와 MBC ‘놀러와’에 출연해 애교 가득한 모습과 그 뒤에 감춰뒀던 눈물을 보이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 성격은 밝은 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애교가 많은 편은 아니랍니다. 오히려 털털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많은 일을 겪으면서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도 있어요. 예전에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해하고 치중했는데, 요즘에는 여유도 생기고 멀리 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힘들었던 지난 4년 동안 그에게 힘이 돼 준 것은 바로 가족들과 팬들의 격려와 응원이었다.
“긴 시간동안 기다려주고 응원해준 가족들과 팬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특히 오해의 소지도 있었는데 믿어주고 받아준 팬들에게 꼭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제가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쉬는 기간이 길지 않게 다양한 캐릭터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대다수가 알고 있지만, 가족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가장 어려울 때 곁에서 지켜주고 믿어주는 사람이다. 박보영은 가볍지 않은 질문에 다소 어두워진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평소의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만큼 그가 이번 일을 통해서 많이 성숙한 것으로 보인다.
# 김해숙 선생님, 내 오랜 롤 모델
박보영에게 있어 김해숙은 롤 모델 그 이상의 존재다. 어린 나이에 작품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에게 있어 김해숙은 아직도 본받고 싶은, 본받아야 할 대상이다.
“사람들이 롤 모델이 누구냐고 질문하면 전 항상 김해숙 선생님이라고 답해요. ‘과속 스캔들’ 그 이전부터 항상 그랬었어요. 한번은 대학생 분들이 선정하는 시상식에서 김해숙 선생님을 뵌 적이 있어요. 놀랍게도 선생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감사했었는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어요. 이후에 다른 곳에서 만나도 알아봐 주셨어요. 너무 좋아요.”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보다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박보영에게 있어 김해숙이라는 배우는 특별한 사람이다.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제가 엄마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데도 엄마의 마음으로 울고 있는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너무 공감이 됐어요. 마치 호흡을 같이 하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나중에 선생님처럼 제가 한 연기를 보는 시청자와 관객들이 받아들이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그런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박보영은 자신의 꿈을 향해 지금도 무리하지 않고 한발씩 내딛고 있는 중이다.
# 연애? 지금은 ‘연예’가 더 좋아 한참 핑크빛 로맨스를 꿈꿀 20대 초반인 박보영에게 ‘능력은 없지만 가정적인 남자와 능력은 뛰어나지만 가정일은 돕지 않은 남자 중 누굴 택할 것인가’라는 다소 짓궂은 질문을 건넸다.
“그렇게 극단적인 인물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건가요? 물론 제가 능력이 된다면 가정적인 남자가 좋죠. 혹시 나중에 시간이 흘러 일을 하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면 든든한 직업을 가진 남자가 좋겠지만 지금 마음에서는 가정적인 남자가 좋아요. 지금은 연애보다는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요.”
시간이 박보영에게 허락한 것은 ‘성숙’만이 아니라 ‘달변’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실제로 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즐겁게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꼭 해야 되는 말은 하는 편이에요.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대화를 요청해요.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면서 이야기를 하는 편이죠. 그래도 말솜씨가 전보다 많이 늘었죠?”(웃음)
박보영은 이러한 밝은 성격 탓에 학교에서도 ‘인기 만점’이다. 곧 있으면 다가오는 기말고사에 친구들은 ‘초청’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홍보 이후로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하니까 사람들이 ‘다시 바빠졌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조금 있으면 갈 수 있다’고 대답했더니, 친절하게도 ‘시험 보러 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실기 시험이 많기 때문에 틈나는 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그가 시험은 물론이고 작품에서도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끝으로 박보영은 자신의 곁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가족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다시금 전했다.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이 다 외면해도 곁에 남는 것은 가족이다’라는 말을 왜 하는지 알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가족만큼이나 저를 믿어준 팬들에게 꼭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다양하고 좋은 모습으로 보답 할게요.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주세요.”
박보영은 올해 ‘미확인 동영상’과 ‘늑대소년’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또 마지막으로 그가 넌지시 일러준 말에 의하면 드라마 쪽으로 인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올 한해 활발한 활동을 선보일 박보영의 모습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