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중상층은 구매력 여전 백화점 대체소비처로 인기몰이

GS샵 허수경 침구브랜드 ‘헤르젠’ 값배이상 비싸도 평일 주문 폭주 CJ오쇼핑‘ 복’도 매출 효자

이사와 혼수, 선거 등의 특수를 맞아 홈쇼핑에서 침구와 주방용품, 가전제품 등 생활용품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불황을 맞아 백화점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고급스런 침구 브랜드 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노리고, 불황기를 ‘브랜드 업그레이드’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배 가격에도 전화 주문 폭주…‘프리미엄’ 가정용품에 눈길=홈쇼핑에서 프리미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분야는 침구다. GS샵은 지난달 23일 방송인 허수경이 상품 기획 과정부터 참여한 침구 브랜드 ‘헤르젠’을 처음 소개했다. ‘헤르젠’은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침구전문 기업 아뜨리앙이 생산을 담당한 것.

이 제품은 가격이 기존 홈쇼핑 침구보다 배 비싸다. 높은 가격대와 평일 저녁시간 방송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제품은 당시 준비수량 1800세트가 매진되며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오쇼핑은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침구로 선보이고 있다. 장응복 씨의 프리미엄 인테리어 브랜드 ‘복(bogg)’과 이효재 씨가 만든 ‘효재침구’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특히 복은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인기를 모으며 올해 1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침구 매출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이사철, 혼수장만 시기, 선거로 인한 임시휴일 등이 겹치면서 가전 등 가정용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선거일이었던 지난 11일 GS샵의 방송매출은 지난주 수요일에 비해 80%나 높았다. 특히 DSLR, 한샘 시스템 키친, 노트북 등이 5억~8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날 CJ오쇼핑의 ‘로라애슐리 침구’도 평소보다 30%가량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용품
가정용품

▶‘불황효과’에 프리미엄 시장 활짝=홈쇼핑 업체들이 앞다퉈 프리미엄 가정용품을 선보이는 배경에는 불황 맞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백화점보다 홈쇼핑으로 몰린다는 ‘불황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불황기에는 대중들의 소비력이 위축되지만 중상층 이상의 소비자들은 큰 타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 소비 여력은 있으나 불황 때문에 심리적 위축을 겪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급의 브랜드 제품을 백화점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경로를 찾으면서, 홈쇼핑이 대체소비처로 각광받는 것.

GS샵 관계자는 “홈쇼핑은 대량 판매가 가능한 데다 공동구매 효과 덕분에 백화점급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도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홈쇼핑 내 프리미엄 가정용품 열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불황을 브랜드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적극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GS샵은 13일 저녁 유명 인테리어 브랜드 ‘까사미아’와 함께 기획한 침구 브랜드 ‘까사온 바이(by) 까사미아 프레스티지’를 첫 선을 보였다. 백정희 GS샵 토털패션담당 본부장은 “고급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상품의 고급화와 다양화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