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서 특파원(베이징)] 미국이 민주화에 나선 미얀마와 본격적인 관계개선을 꾀하면서 수십년간 미얀마의 유일한 후원국이던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견제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중국은 미얀마에 대한 모든 제재의 해제를 촉구함과 동시에 탐욕스런 월가 자본의 ‘미얀마 사냥’도 경계해야한다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5일 중국은 미얀마에서 치러진 역사적 보궐선거에서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야당이 압승하자 서방국가들이 미얀마에 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서방국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일부 풀겠다는 의향을 표명한 데 주목한다”면서 “모든 당사국이 미얀마에 내린 제재를 전면 해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훙 대변인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24년만에 미얀마에 대사를 다시 보내고 경제제재도 일부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각) 국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조만간 미얀마와의 외교관계 복원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한 후 상원에 미얀마 대사 인준안을 공식적으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무부가 투자규제 해제의 구체적 수위와 시기 등을 확정하기 위해 작업 중이며 원조도 재개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같은 미국의 태도변화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 주도 민간정부의 최대 지원국이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의 제재가 계속되는 동안 정치,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 미얀마를 적극 지원해 독보적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미얀마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미국이 적극적으로 관계개선에 나서면서 중국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일부 중국언론이 월가 자본의 투기성 문제를 지적한 것은 중국의 위기의식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6일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은 ‘월가의 큰손 무법자들이 미얀마를 맛있게 먹으려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얀마 제재를 풀겠다는 힐러리 장관의 말이 미국투자자들의 뇌에서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제제완화를 발표한 후 월가의 무법자들이 군침을 삼키면서 ‘처녀지’에서 맛있는 식사를 준비중이다”면서 ‘상품투자의 귀재’ 또는 ‘투기꾼’으로 불리는 짐 로저스의 말을 예로 들었다.
짐 로저스는 지난해 11월 “나는 세계에서 미얀마보다 전망이 더 좋은 나라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3개월 후 싱가포르의 한 투자모임에서 “가능하다면 나는 모든 자금을 미얀마에 걸겠다”고도 했다.
지난 3월말에는 “50년전 미얀마는 아시아에서 제일 부유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됐다. 미얀마가 다시 대외개방에 나선다면 30여년 전 중국처럼 격동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미얀마에 대한 탐욕을 과시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미얀마의 봄이 미-중간 패권다툼을 본격적으로 촉발시켰다면서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위협받게 된 상황에서 중국의 대응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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