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사립대 물리학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A(33)씨. 그는 매일 밤 운동복을 입고 집 근처 골목길을 배회했다. 겉보기엔 운동을 하는 평범한 30대 남성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는 밤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뒤쫓았다. 집의 위치를 파악하고 범행 대상을 정했다. 1~2시간 후에 다시 해당 여성의 집을 찾아갔다. 다세대 주택가를 중심으로 범행 대상을 찾은 탓에 건물 대문이 열려있는 경우가 많았다.
A씨는 문을 열고 여성의 집으로 들어가 신발장을 뒤졌다. 귀갓길에 신었던 하이힐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이힐을 찾은 A씨는 몰래 자신의 집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해당 여성의 모습을 생각하며 수음을 했다. 체액을 하이힐에 넣어 여성의 집에 가져다 놓기도 했다. 하이힐이 없을 경우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스타킹에 체액을 묻혀 여성의 집 문 앞에 걸어두기도 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운동을 핑계삼아 심야시간에 골목길을 배회하며 귀갓길 여성의 뒤를 쫓아가 주거지에 침입한 뒤 여성용 구두를 훔쳐 자신의 체액을 넣어 가져다 놓은 혐의(주거침입 및 재물손괴)로 A씨를 검거,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6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자신의 집 근처인 서울 은평구와 서대문구 일대 다세대 주택가에서 대학생 B(24)씨 등 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2, 3회씩 반복적으로 침입하는 등 총 17회에 걸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피해자들이 창문을 열어 놓고 잠을 자거나 TV등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을 훔쳐보며 수음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등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다세대 주택가의 경우 대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도구 없이 피해여성들의 거주지에 침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여성 중 일부는 반복되는 A씨의 범행이 겁나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밤에 공부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성적충동이 생겼다. 여성들의 하이힐이나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을 보면 성적충동을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