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조의 거대한 근육’(Les gros muscles de GI Joe)

스테판 마스덴(Stephen Marsden)은 아이들 장난감에서 출발해 군사적인 조각품을 만든다. 그가 만든 전사(戰士) 조각들은 냉소적인데다 정신분석적인 해석을 필요로 한다.

가령 스테판이 “누구의 엉덩이가 가장 크지?”라고 묻는다면, 이는 “누가 가장 큰 열등감을 가지고 있지?”란 의미다. 영국 출신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프랑스에 정착한 스테판 마스덴은 이상한 물건들을 수집하기를 좋아하는데, 손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물건들이 많다. 플라스틱 장난감, 종교 관련 조각품, 이상한 형태의 비누, 야만족의 토템 형상을 한 콘돔 등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그는 수집한 물건들의 본을 따 형상을 만들면서 때로는 그것들을 기형적으로 확대시키기도 한다. 이 변변찮은 오브제들을 아이러니가 충만한 거대주의 조각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확대는 그가 특별히 애정을 기울이는 방식 중 하나다.

“크기를 확대하는 작업은 석고, 액체 시멘트, 합성수지, 청동으로 만든 시제품을 거대한 주조틀 속에 넣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느리면서도 신속한 작업과정을 통해 이뤄지죠”

스테판 마스덴의 작품들은 올 여름 리무쟁 지방 전역에서 만나볼 수 있다. 행사 명칭은 ‘울림(En Resonance), 예술품과 문화유산의 특별한 만남’이다.

생 프레주 교회의 뜰에서는 나무 크기의 콘돔 조각을, 뷔세주 성당에서는 관절이 있는 남녀 인형 토르소를 만날 수 있다. 카르카손 성에서는 ‘전투적인 시’라는 특별한 제목으로 열린다.

스테판은 “가수 바슝(Bashung)이 만든 역설적인 앨범 제목인 ‘전투적인 판타지’에서 전시회 제목을 따왔지요. 내가 만든 거의 대부분의 조각들은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남성의 행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남자는 늘 자신이 최고의 강자임을 드러내 보이려 애쓴다. 어린 시절부터 물총이나 납으로 만든 기사(騎士)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진짜 남자란 자신의 페니스를 뽐내듯이 엉덩이를 벌리면서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굳건히 하는 것이다.

액션맨 혹은 지아이조 스타일의 피규린(장식용 인형)은 이미 4,5세 때부터 남자아이들이 빠져드는 마초 이데올로기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권위를 상징하는 물건들에 꽤 매혹을 느끼지요.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위험하지 않게, 그리고 때로는 귀엽게 만듭니다. 그게 잘하는 일인지 아닌지, 이미 실패한 방식으로 군사적인 영광을 드러내는 것인지, 혹은 호전적 경향에 대한 승리를 의미하는지 알지는 못합니다. 사실 이 작품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측면은 좋아하지요.”

스테판 마스덴은 순진한 사람들을 놀리기를 좋아한다. ‘전투적인 시’ 전시회에 나온 ‘머리 없는(아마도 무뇌충?) 기사’는 흔들리는 말 위에 올라탄 모습을 하고 있다. 서로 용접된 전사와 조립용 뼈대는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매달린 상태에서 움직이며 아이들 놀이의 유쾌한 왕복운동을 연상시켜준다.

우리가 자위행위를 할 때처럼 말이다. ‘비데 위에서 말을 타기’와 비슷하다. 첫 흥분과 최초로 마찰하던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트위스터’란 이름을 한 두 개의 아도니스 토르소들도 있다. 두 개의 조각품은 거리를 두고 서로 훑어보고 있는데, 모두 흉근이 부각된 형태를 하고 있다.

스테판은 엉큼한 어조로 “액션맨의 토르소 두 개를 사용했지요. 딱딱한 모습을 변형시키기 위해 내가 직접 손으로 그것들을 ‘꼬아버렸어요’”라고 말한다. 좀 멀리 떨어진 곳에는 미국풍의 거대한 주먹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하나는 화강암, 또 다른 하나는 폴리스틸렌으로 제작됐는데, ‘사랑과 증오’란 제목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액체시멘트로 만든 갑옷에는 ‘테오도라의 복수’란 제목이 붙어있다. 태양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된 밀랍 조각 형상이다. 갑옷과 투구, 무기들은 카망베르 치즈 혹은 끔찍한 발기 불능을 연상시킨다. 패주(敗走)와 다름없다.

“죽은 자들을 위한 조각이에요. 테오도라는 헨델이 만든 동명의 오페라 속에서도 등장하는데, 로마 정부에 의해 창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입니다. 그녀가 기독교인이었던 탓에 이교도들의 의식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지요. 그런 다음 그녀는 불복종으로 말미암아 죽음을 맞이했지요.”

‘울림’은 8월 15일까지 열리는데, 예술품과 문화유산의 특별한 만남을 생 프레주, 생텍쥐페리 레로슈, 뷔세주, 라 투레트 등 지에서 즐길 수 있다. 반면 ‘전투적인 시’ 특별전은 올해 연말까지 카르카손 성에서 열린다. 성의 주소는 카르카손에 소재한 비올레레거리 1번지이다. (이미지는 스테판 마스덴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