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탈북자 북송 문제에 이어 중국이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면서 올해 수교 20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중국발 해양위협’이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감 속에 어어도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이 난기류에 봉착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데다 중국 언론들도 대부분 침묵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중국발(發) 해양위협’이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어도 삼키려는 中의 야욕=장관급인 류츠구이(劉賜貴) 중국 국가해양국 국장은 지난 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가진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어도(중국명 쑤옌자오·蘇巖礁) 등 중국 관할해역에 대한 권익보호 차원의 정기적인 순찰과 법 집행 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류 국장의 발언은 이어도가 중국의 관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한국이 이곳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던 지난 2003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중국은 2006년 갑자기 관할권을 주장하며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7년 12월에는 국가해양국 산하기구 사이트를 통해 이어도를 자국영토라고 주장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해양감시선 하이젠(海監)50호를 이 해역순찰에 투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계속해 왔다.
12일 베이징의 외교전문가들은 중국이 주장하고 나선 이어도 문제는 해양영토 문제에 대한 강경한 태도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어도 주변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어족자원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싱가포르의 롄허자오바오(聯合早報)는 11일 ‘한·중 도서 분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어도가 있는 중국 동해 해역에는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이어도를 자신의 관할수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만약 올해 중국이 6만t급 항공모함 ‘바랴크호’를 이어도 부근에 배치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된다”며 “그래서 한국은 강경한 대응과 조치로 이어도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공모함 ‘바랴크’는 오는 8월1일 인민해방군 건군 기념축제 때 정식 취역할 것으로 보인다.
바랴크는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주로 활동한다. 특히 작전반경에는 제주 남쪽바다가 포함돼 있어 필요할 경우 이어도 해역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발 해양위협 가시화되나=중국이 이어도를 관할해역으로 규정해 정기순찰 대상에 포함시키고 첫 항공모함 바랴크호도 취역시킬 것으로 예상돼 ‘중국발(發) 해양위협’이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이번 전인대에서 올해 국방비 예산을 지난해보다 11.2% 증가한 6702억7400만 위안으로 책정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군비 증강으로 중국 국경선을 긴장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경제성장과 더불어 증강한 국방력으로 전 세계에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중국 위협론’에 중국은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인대 대표이자 북해함대 정치위원인 왕덩핑(王登平) 해군 중장은 11일 반관영통신사인 중신서(中新社)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항공모함 등 몇가지 무기가 있다고 해서 중국의 방어적 국방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타국을 위협한다는 지적은 모두 황당무계한 말이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매체들이 자주 중국위협론을 거론하는 것에 지겨워졌다”면서 “중국의 합법적 권익은 어떠한 경우에도 방해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py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