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최근 부모님의 품을 벗어난 직장인 박모(28) 씨는 아침 저녁을 밥 대신 바나나로 때운다. 쌀을 씻어 불린 뒤 밥을 해먹는 것도, 식재료를 손질해 요리를 하는 것도 귀찮아서다. 칼을 쥐고 껍질을 벗기는 것조차 번거로워 고른 과일이 바나나였다. 박 씨는 “주 5일 매일 한 끼는 꼭 바나나를 먹으니 물리는 감이 없진 않지만, 뭔갈 해 먹을 시간도, 기력도 없어 필요하다 생각하기 전까진 과일로 대충 해결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요리는커녕 도마 위에 식재료를 올리는 것도 귀찮고 번거로운 이들이 늘며 바나나, 체리 등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과일의 매출이 증가세다. 특히 끼니 해결이 ‘일’인 1인 가구 사이에서 이른바 ‘생존 과일’로 불리며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편의점 씨유(CU)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포장 과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의 신장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전체 매출을 살펴봐도 전년도보다 15% 가량 매출이 증가하는 등 소포장 과일의 매출은 최근 몇 년 간 두자릿수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도 바나나, 오렌지, 토마토 등 칼로 깎아 먹을 필요가 없는 과일의 1~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8%, 많게는 36% 이상 올랐다.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찾는 바나나는 8.2%, 토마토와 국산 블루베리 등은 각각 36.1%, 138.6% 가량 매출이 급증했다.
과일 가격이 저렴해진 영향도 없지 않지만, 업계에선 바쁜 일상 속에 한 끼 식사를 과일로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이유가 크다고 분석한다. CU 관계자는 “장보러 갈 시간이 부족하거나 대량 상품 구매가 꺼려지는 2030대 1~2인 가구가 주 소비층”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디저트로 소비됐던 과일이 생존을 위한 한 끼 식사화 된 것이다.
출퇴근 시간, 원룸촌이나 오피스가 점포를 중심으로 젊은 직장인들의 ‘한 입 과일’ 구매 비율이 높은 점도 이를 방증한다. 바나나, 세척사과 1~2입짜리 상품과 함께 컵과일 콘셉트로 혼자 먹기 적당한 양의 과일을 담은 믹스과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CU 관계자는 “여러 가지 과일을 세척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컵에 담은 ‘과일 한컵’ 제품의 경우 출시 첫 월 대비 지난 달 매출이 47.3%나 상승했다”고 말했다.
식재료가 빨리 상하기 쉬운 여름철인 만큼 소포장 과일 및 관련 상품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유통업계도 발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청과브랜드 돌(Dole)은 최근 아이들도 한 번에 다 마실 수 있는 120㎖의 소용량 바나나주스를 출시했다. 또 CJ제일제당은 1~2인 가구를 겨냥해 900㎖ 대용량 음용식초를 60㎖로 축소한 과일식초 ‘쁘띠첼 워터팝’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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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포장 과일 매출신장률 [자료제공=CU(씨유)]
구 분 2014년 2015년 2016년 (1~6월)
과 일 10% 1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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