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횡령ㆍ배임 혐의로 공시를 한 유가증권시장의 기업 24곳 중 절반은 결국 상장폐지 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분석한 2008년부터 27일까지 약 3년간 횡령ㆍ배임 발생 공시 기업과 이후 상장폐지 여부를 집계한 결과, 이 기간 횡령 배임 혐의를 공시한 곳은 한화를 비롯해 총 24곳이었으며 이들 중 절반인 12곳이 상장폐지됐다.

검찰이 1000억원대의 회삿돈과 개인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는 하이마트의 상장폐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 때여서 유의해 볼만한 결과다. 하이마트는 자기자본 2조원 이상의 대규모 법인으로 규정에 따라 350억원 이상의 횡령이 발생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상장폐지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경영진의 횡령으로 인해 회사가 영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 경우가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대표적인 토종 의류 브랜드인 톰보이다. 톰보이는 지난 2009년 전 경영총괄사장 배모씨가 톰보이 인수 후 회사 자금으로 인수 대금을 지급한 뒤, 이를 메우기 위해 사채를 빌린 뒤 또다시 회사 자금으로 되갚는 등 9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기소된 후 한달 뒤 상장폐지됐다.

반면 자기자본의 무려 70.95%를 횡령한 혐의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았던 보해양조는 상장폐지를 면했다. 대주주였던 임건우 전 회장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자신의 모든 재산을 보해양조에 수증하고 보해양조와의 관계를 끊었고, 창해에탄올로 주인이 바뀐 회사가 기업 정상화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었던 한화를 비롯해 이번 하이마트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것도, 횡령액을 되찾지 못하더라도 향후 회사의 영업을 지속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데 있다.

시장 신뢰도를 크게 훼손하면서 상장폐지된 사례도 있다. 국내 1호 ‘자기관리리츠’(상근 임직원이 직접 자산의 투자ㆍ운용을 수행하는 회사)로 국토해양부의 영업인가를 받고 코스피에 상장된 ‘다산리츠’는 국내기업으로는 최단 기간인 9개월 만에 상장폐지라는 기록을 남겼다.

‘익산 역전파’ 조직원 출신이 포함된 이들 3명의 경영진은 거액의 사채를 끌어들여 55억원을 가장납입하는 수법으로 유상증자를 해 2010년 9월 상장에 성공했다. 그 후 회사 자금 56억원을 횡령해 경기도 판교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의 용도로 탕진했고, 분식회계 등이 드러나며 올 해 상장폐지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여부는 횡령의 발생 뿐 아니라 횡령 이후 회사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느냐는 것도 함께 보기 때문에 횡령액이 크다고 상장폐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이마트의 경우에도 검찰의 기소 이후, 심사를 통해 신중히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