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건축 ‘소형확대’ 추진 파장 확산

둔촌주공 경우 45%까지 소형의무화…주민 반발 불보듯

중형 공급위축·사유재산권 침해 논란…국토부도 난색

서울시가 개포지구 내 4개 단지 재건축에 대한 소형(60㎡이하) 확대를 요구한데 이어, 아예 조례로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들은 현재 ‘20% 이상’으로 돼 있는 소형 의무건립비율을, ‘기존 단지 소형의 절반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소형비율이 전체의 40% 내외로 크게 늘면서 사업성이 악화돼 사업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도 과도한 재산권 침해와 주택공급 위축 등을 이유로 서울시의 조례 개정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15일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를 긴급 소집, ‘수도권 주택정책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서울시발 ‘재건축 소형평형 확대’를 둘러싼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개포주공ㆍ둔촌주공 직격탄= 서울시 소형 아파트 공급 확대 위해 소형 의무 비율 조례 개정 추진= 시는 조례 개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추진 가능한 소형 평형 의무 비율 확대를 통해 소형 아파트 공급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시 관계자는“조례를 개정해 재건축 사업에서 소형주택 공급 비율을 늘리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국토부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는 재건축시 전용면적 85㎡ 이하를 60% 이상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20% 이상은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으로 짓도록 구체화하고 있다. 시는 향후 추가 조례 개정을 통해 ‘새로 짓는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 수를 기존 단지 내 소형주택 수의 절반 이상’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소형주택이 많은 개포주공과 둔촌 주공(소형 1170가구) 등은 소형비율이 20%에서 최고 45%로 급격히 높아진다. 기존 단지에 60㎡이하 소형이 없는 잠실주공5단지나 은마아파트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압구정과 여의도, 반포 중층 재건축 단지들도 이번 소형확대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조례 개정, 주민반발 등 험로 예고= 서울시가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소형비율 확대 조례개정을 현실화하기까진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국토해양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에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고, 해당 사업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서울시는 정(政)과 민(民) 양쪽의 날선 공격에 직면하게 됐다.

부동산 시장 여건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수요가 두터운 중형아파트(전용 60㎡~85㎡) 공급이 위축돼 재건축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희망하는 평형대의 아파트를 공급받지 못하는 조합원이 속출해 사유재산권 침해의 소지도 크기 때문이다.

논란의 시초가 된 개포지구 주민들은 대규모 집회 시위를 예고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개포ㆍ시영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14일 공동회의를 열고 서울광장 집회 개최, 시장 면담 요청, 현수막 제작 등을 추진하겠다고 결의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에는 주민들의 항의전화도 빗발치고 있다. 개포주공 주민 K씨는 “서울시가 원하는 만큼 소형비율을 높이지 않으면 사업허가를 보류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나”며 “집 주인들에게 지금보다 작은 평수에 살라면 누가 재건축을 하겠냐”고 되물었다.

국토부도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권도엽 장관은 “박 시장의 정책이 부동산시장을 너무 위축시키는게 아닌가 걱정된다“는 발언으로 서울시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국토부는 15일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등 수도권 주택정책 실무자들을 긴급 소집해 뉴타운 및 재건축 정책을 조율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한층 가중되는 형국이다.

<정순식ㆍ이자영 기자 @sunheraldbiz>su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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