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중국發 리스크 vs.실적 장세 대치 국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에서 이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까지 그야말로 국내 증시가 악재의 연속이다.
브렉시트 후폭풍에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던 증시가 ‘사드 리스크’라는 대형악재에 또 다시 직면했다.
11일 코스피는 사드 우려를 딛고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향후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이 확산돼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틀어질 경우, 증시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계 자금 이탈 가능성, 반한 감정 확산, 경제적 보복 조치 등이 현실화 될 경우, 국내 증시는 브렉시트와는 비교가 안되는 충격에 휩싸일 전망이다.
▶ 중국발 리스크… 지수 전망치↓=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사드(THAAD) 배치 결정의 파장이 브렉시트 충격으로 인한 하락장에서 그나마 증시를 떠받쳐온 중국 수출ㆍ소비주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이 내려진 지난 8일 화장품, 카지노 등 중국 소비 관련주에서만 3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중국이 무역 보복이나 비관세 장벽 강화 등의 조치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브렉시트 여파와 사드 배치 결정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이번 주 코스피가 1920~201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코스피 등락범위와 비교해 하단은 20포인트, 상단은 10포인트 낮다.
무엇보다 중국발 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중국 요우커 관련주(화장품, 카지노), 중국진출 소비 관련주(음식료, 게임주, 미디어컨텐츠), 중국 현지생산 소비 관련주(자동차, IT)등의 순서대로 부정적 파급효과가 전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보복이 가시화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 사드 문제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킬 경우 투자 심리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만큼 직접적인 경제제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업체 선정이나 신규투자 등에서 보이지 않는 제재를 가할 수 있고 이와 함게 서비스 산업에 불고 있는 한류에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 수출 비중은 26%였다. 이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합한 비중이며, 국가별로는 13%인 미국과 2배 차이다.
무역수지의 경우 중국은 52%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 경우 중국에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사드 배치로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 보고, 중국의 무역제재, 경제제재 조치에 타격을 입을 업종들로 화학, IT, 플라스틱, 생활용품, 철강금속 등을 꼽았다.
화학 업종은 대중국 무역수지 비중이 100%를 상회할 정도로 높고, 생활융품은 70%, IT는 3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중국과 교역으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는 업종들로, 사드발 불확실성에 노출도가 큰 업종들이란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배치 이후로 중국과 관련한 연결고리가 많은 비즈니스 쪽이 타격을 입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며 “중국이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경우 펀더멘틀 측면에서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여전히 싼 韓증시ㆍ실적장세 전망…영향 제한적 =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같은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곽병열 현대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국내증시 전반에 걸친 악재보다는 일부 중국 소비자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일부 업종에 대한 국지적인 악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국내증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평가된 주식, 엔고로 인한 수출주 호재 그리고 무엇보다 본격화 될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리스크 우려감을 희석시킬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립 이상의 2분기 실적 변수와 대외 불확실성 간의 대치 국면이 지속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7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10.1% 증가한 수치이자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고, 다른 주요 상장사도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2분기 견조한 실적이 코스피 하방을 막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드와 국내증시, “자금이탈 우려 낮다”=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THAAD) 국내 도입으로 국내 증시에서 중국계 자금 이탈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이같은 우려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사드 배치 결정이 난 8일, 방산업종의 주가는 올랐지만 화장품, 카지노 등 중국 관련 소비주들은 오히려 내렸다.
이는 중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과 중국인들의 반한(反韓) 정서 확산, 경제적 보복조치 등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미리 예견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중국 금융시장이 연초에 비해 안정을 찾았음을 감안하면 연초와 같은 중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초 북한 핵실험으로 사드 배치 문제가 처음 불거질 당시 중국계 자금이 3개월 동안 1조2000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것은 사드문제와 중국의 금융 불안 문제가 함께 겹쳤기 때문에 나타났던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온 만큼 경제적 보복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면서 “대중 통상 마찰 확대와 이에 따른 중국 관련 업종들의 영향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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