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투자금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검찰에 소환됐다. 지난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이후 8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이날 최 회장을 불러 계열사 자금을 빼내 개인 선물투자 및 투자손실 보전에 쓴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오전 9시 25분께 서울검찰청사에 들어선 최 회장은 횡령 의혹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의혹과 오해가 있는 걸로 생각되는데 가능하면 검찰에서 성실히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생인 최재원 SK수석 부회장과 공모 여부 및 8년 만의 소환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입을 다문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계열사 18곳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자금 2800억원 가운데 일부를 빼돌려 선물투자금이나 손실 보전 용도로 전용하는데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베넥스 대표 김준홍(구속기소) 씨가 SK텔레콤 등 계열사 5곳의 펀드 출자 예수금 992억원을 전용해, 이 중 497억원이 김원홍(해외체류) 씨에게 흘러간 것을 확인했다. 김원홍 씨는 SK해운 고문 출신으로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아온 인물이다.

검찰은 일단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의 주도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 회장이 최소한 사전 인지나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고위 임원에게 지급하는 성과금을 과다계상해 일부를 빼돌리는 수법으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강도 높게 조사할 예정이다.

최 회장에 대한 조사는 이날 자정을 넘겨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검찰은 조사내용을 토대로 최 회장의 형사처벌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계획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m.com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