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1순위’서 ‘미운오리’전락…원자재펀드 투자 어떻게

인플레 방어수단 각광 불구

하반기 유럽 재정위기 확산

수익률 마이너스 곤두박질

유가·귀금속가격 상승세

재간접·파생상품 유리

올 초만 해도 투자처 1순위는 원자재였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원자재는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그런데 하반기 들어서 상황이 바뀌었다. 유럽 재정 위기가 불거지면서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침체가 관심사로 떠올랐고, 원자재 가격은 급등락을 반복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원자재 펀드는 1조7000억원 규모다. 최근 상장된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 펀드(ETF)까지 감안하면 2조원 안팎이다. 수익률은 금 투자상품을 제외하고는 부진하다.

지난 15일 기준 원자재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32%다. 농산물과 천연자원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각각 -8.13%, -14.82%를 기록했으며, 금 펀드만 12.42%로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을 유지했다.

지난 8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식과 함께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도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됐다. 10월 들어 반등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아직 재정위기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으로 지난 16일 100달러를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익은 악화됐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로 평가했다. 지금이야 경기침체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경우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하다. 다만 전체 원자재보다는 상품별로 접근할 필요는 있다. 내년에는 국제유가와 귀금속 가격에 대한 전망이 밝다.

브라운 JP모건 국제에너지 리서치연구소 박사는 글로벌 원자재 포럼을 통해 “보통 불황이면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원유는 계속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다. 신흥국의 수요 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리비아의 감산으로 국제유가는 오는 2013년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 가격 역시 내년 중반까지 온스당 1940달러에서 212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금, 원유 펀드는 크게 주식형과 재간접형, 파생형, ETF로 구분할 수 있다. 유형에 따라 성과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펀드 선택도 중요하다.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상품 가격 자체를 따라가는 상품이 유리하다.

특히 금의 경우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다른 해외주식형 펀드와 같이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높지만 금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금 가격을 최대한 추종하는 재간접형과 파생형 펀드의 성과가 향후에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경기에 크게 민감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를 내고 싶다면 농산물 투자가 좋다.

농산물 펀드는 원유 펀드나 금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류가 많지는 않다. 역시 농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농산물 지수에 관련된 장내ㆍ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나뉘어 지며, 성과는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가 좋다.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으로는 TIGER농산물선물(H)ETF와 KODEX콩선물(H)ETF 등이 상장되어 있다.

원자재 펀드에 투자하면서 꼭 염두할 것이 원자재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다. 단기적으로는 등락 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안팎이 적절하다.

<안상미 기자 @hugahn> / hu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