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가 예상대로 별 소득없이 끝났다. 금융거래세 도입은 불발로 끝났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의 구체적 합의안도 다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EU 27개국 재무장관들이 8일(이하 현지시간) 금융거래세 도입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금융거래세 도입을 놓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비(非)유로존 간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서다.
금융거래세 도입은 지난 몇년 동안 유럽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계속된 사안이다. 유럽 재무장관들이 금융거래세 도입을 정식으로 논의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EU 집행위는 이날 제안 설명에서 금융거래세를 도입하면 초단타매매 등 금융시장의 불안과 투기를 증폭시키는 행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유로존 재정위기에 큰 책임이 있는 금융계와 투자자들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것이며, 시장에 큰 부담은 주지 않으면서 연간 570억 유로의 재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국, 스웨덴 등 비유로존 국가들을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금융거래세를 유럽에서만 도입하면 금융회사들이 미국 등으로 대거 이동해 금융산업 발전이 저해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금융산업의 비중이 큰 영국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금융거래세 도입취지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이 역시 규제이며 유럽만 먼저 도입할 경우 금융업체들이 미국이나 홍콩 등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반대했다.
금융거래세는 지난초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의제로 올랐으나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가 반대해 무산됐다. 이번 EU재무장관회의에서도 금융거래세 도입 여부가 핵심쟁점으로 떠올랐으나, 결국 찬반 대립이 극명하자,내년 상반기 중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됐다.
한편, 전날 열린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회의는 그리스 구제금융안을 일단락지었으나 EFSF 재원 확충 방안은 합의하지 못한 채 12월특별회의를 열어 최종 타결하기로 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