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 전세대란 탓에 여기저기 한숨소리가 높다. 여기 또 한사람 밤잠 설치는 이가 있다. 신생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의 양지영 리서치팀장이다. 집없는 사람들이 한명이라도 더 내집마련에 성공할 수 있다면 그게 이 직업을 택한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는 그다. 최근 전세난이 심각해진 만큼 고민도 깊다.
“일의 특성상 부동산 투자 관련 컨설팅 의뢰를 받고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담 건수만 봐도 부동산 시장 경기를 바로 체감할 수 있어요. 분위기가 너무 좋지않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돈 많은 사람들도 투자를 망설이는 마당에 내집 없이 떠도는 셋방살이 서민들의 고충이야 오죽하겠냐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는 부동산 시황 리서치를 통한 동향 파악, 정부정책 분석, 투자 연구, 시장 전망 등을 하는 곳이다. 때에 따라 건설업체들과 공동업무를 진행하며 분양 사업지 분석이나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가장 큰 역할은 시장 조사결과에 따라 부동산 수요자들에게 아파트 청약전략이나 내집마련 전략 등을 조언하는 일이다.
10년 전 양 팀장이 부동산 정보업계에 뛰어든 것도 이런 직업적 특성 때문이었다. 애초 신문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가 전업을 결심하게된 동기는 경제적 이유였다.
“솔직히 얘기해 부동산 투자정보 등을 통해 돈을 벌고 싶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었죠.”
그런 그의 생각엔 우리나라 보통 사람들이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대해 가진 일반적 관념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내집마련이라는 큰 목표도 한가지 이유이지만 빚을 내서라도 목 좋다는 곳에 아파트를 구입해 두면 몇 년 뒤엔 ‘대박’의 행운을 가져다 주리라는 기대감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양 팀장은 처음 1000만원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수년전 경기도 광명의 뉴타운 재개발 지역일대에 소액으로 공동투자에 나서면서 자산가치를 불려나갔고, 서울 시내 곳곳 투자처를 돌아 지금은 서울 송파구에 아파트를 장만했다.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고 이 업계 일을 하시는 분들도 정작 컨설팅을 하면서 과감히 투자를 못해 내집마련을 못한 이들도 꽤 있는 걸 보면 성공한 셈이죠.”
내집마련에 성공하면서 그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제 경우처럼 서민들에게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다는 게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자 보람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그러면서 사소한 상담에서도 자기일처럼 나서게 되었고, 양 팀장에게서 상담을 받고 투자에 나섰던 이들로부터 내집마련에 성공했다는 감사의 글이 담긴 편지도 받는 일도 많았다. 전세난이 극심해진 최근, 자연스레 그의 최대관심사도 ‘서민들이 어떻게하면 괜찮은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됐다.
양 팀장은 “그런 것들을 보람으로 알고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훗날 교외지역에 조그만 텃밭을 꾸밀 수 있는 마당이 딸린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꿈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 kgungi@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