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께 소낙성 비가 내리던 인천 부평구와 서구 일대에서 직경 0.5㎝ 이상의 우박이 수십분 간 떨어진 것.
직접적 원인은 상하위치가 뒤바뀐 찬공기와 따뜻한 공기에 따른 대기불안정이었다. 즉,하층에 위치해야 할 무거운 찬공기가 위에, 상층에 위치해야 할 따뜻한 공기가 아래에 위치하면서 아래로 향하려는 찬 공기와 위로 향하려는 따뜻한 공기가 충돌을 일으킨 것. 특히 이 충돌이 우박형성이 가능한 높이에서 발생하면서 비가 아닌 우박으로 떨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박은 보통 상공 1~3㎞에서 충돌한 공기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알갱이를 형성한다”면서 “이 범위를 벗어날 경우 강수는 우박이 아닌 비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예고없이 쏟아진 우박에 인천 시민들은 당황했다. “8월에 우박이라니 너무 놀랐어요”, “우박 맞아보니 아파요. 무서웠어요”라는 반응부터 “하늘이 미쳤나봐요. 지구에 종말이 오려나… ”등의 극한 반응도 보였다. 최근 무섭게 퍼부은 폭우 같은 이상기후의 모습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번 우박을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징조로 해석했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국 과장은 “우박은 보통 늦봄~초여름 또는 늦여름~초여름에 주로 발생하는 강수현상의 일종으로 겨울에 내리는 눈과는 다르다”면서 “9월 이후나타나는 우박이 예년보다 좀 일찍 발생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9, 10월에도 이런 예측 불가능한 기상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상청이 발표한 ‘2011년 가을ㆍ겨울 날씨전망’에 따르면 올해 가을은 9월 초순 일시적인 늦더위가 나타나겠지만 10월 말까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일교차 큰 맑은 날씨가 예상됐다. 하지만 10~11월에는 대륙성고기압이 일시적으로 세력이 강해져 갑자기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는 ‘깜짝 한파(寒波)’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큰폭의 기온하락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던 지난해 10월의 이상저온 현상이 올해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 9월엔 비가 많이 내리면서 습한 가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깜짝기상 현상은 겨울에도 이어진다. 기온은 평년(-3~8도)보다 높겠지만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습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기후과학국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가을ㆍ겨울 날씨가 기상 변화의 극값이 커지면서 깜짝기상현상이 잦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hhj6386> hhj6386@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