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부 채무 상한 조정을 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야당인 공화당 지도부의 24일 막판 협상이 또 결렬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채무 상한 규모를 놓고 협상했으나 끝내 타결되지않았다. 베이너 의장은 결렬후에 이날 오후 보수 채널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합의가 무산되면 공화당이 자체 법안을 내놓겠다”고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여당 수뇌부와 자체 대책을 논의하는등 양측이 최악의 상황에도 굴복하지않고 각자의 길을 밀어부치겠다는 점을 보여주며 기싸움을 지속하고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베이너 하원의장의 치킨게임이 일요일 오후까지도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월요일 개장과 함께 국제 금융시장은 워싱턴발 불확실성에 짖눌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엔 부채 상향 규모가 쟁점=지난주 백악관과 공화당의 협상은 상원의 초당적 6인 그룹에서 3조7000억달러 규모 감축안을 제시하고, 이어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하원 의장이 3조달러 규모의 감축안에 접근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타결되는듯 보였다. 하지만 22일 베이너 하원의장이 결렬을 선언하면서 다시 무산됐다. 이어진 24일에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도 베이너 의장이 자체 법안 강행 방침을 밝히면서 무산됐다.

24일의 쟁점은 부채 상향 규모와 방식이다. 베이너 의장은 이날 오후 폭스 뉴스에서 밝혔듯이 일단 소규모 채무 상향 조정을 통해 시급한 국가 부도를 막고, 여야 합의로 6개월안에 재정지출 삭감과 같은 규모로 채무 상한 상향 조정을 협상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 적어도 오는 2013년까지는 정부 부채 상한선에 추가 상향 조정이 필요없는 총2조4000억달러의 상향조치를 이번에 이뤄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있다.

내년11월 대통령 선거와 2013년 미의회 선거를 치룰 때까지 이문제를 야당이 정치 쟁점화하는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이번에 6개월치만 정부 부채 상한선을 상향해주면 미국 대선전이 후끈 달아오르는 내년초에 다시 오바마 대통령을 공략할 수 있어 이카드를 버리긴 아까운 실정이다.

▶결국 소규모 상향조정으로 가닥=하원을 장악하고있는 공화당이 버티면서 결국 이번주에 여야가 막판 합의를 극적으로 도출하게되도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대폭적인 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보다는 소폭 조정에 합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21일 임시 상향 조정에 대해 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데다가 24일 여당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가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과 비슷한 ‘2단계 접근법’을 지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의를 갖기 직전 기자들에게 펠로시 대표는 우선 부채를 상향조정하고 6개월안에 여야가 지출 감축과 세금 증세를 협의하는 2단계 접근법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소시에떼 제네랄은 보고서에서 미부채 협상의 시나리오를 소액 부채 상향, 대규모 상향, 디폴트등 세가지로 전망하면서, 대규모 상향 조정은 여야 합의가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고, 협상 결렬로 인한 디폴트 가능성은 시장에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하원의장 양측이 일단 부도는 막자는 의도에서 소규모 부채 증액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앞서 제시한 2조5000억달러의 부채 상한선 상향및 단계적 지출 삭감및 증세방안이 유력한 합의안으로 거론되고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