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식 STX 부회장에게 아버지인 고(故) 신현확 전 총리의 의미는 남다르다. 신 부회장에게 아버지는 ‘반역의 대상’인 동시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상당히 모순적이다.

신 전 총리는 당신이 워낙 대단하고 큰 인물이었던 탓에 아들의 성과는 잘 인정하지 않았다. 공부는 주먹이든 모두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렸던 신 부회장도 집에만 들어오면 아버지 때문에 겸손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학창시절 민감한 사춘기를 보내던 신 부회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신 부회장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아버지에게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시기’라고 정의할 정도다.

하지만 신 부회장에게 아버지는 공직사회 대 선배로서, 당당한 아버지로서는 남다른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60년 4ㆍ19 혁명 후 이승만 정권의 요인 20여명이 자기 살길을 찾아 도망갔을 때, 신 전 총리는 제발로 서대문 형무소로 걸어 들어갔다.

어린 아들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아버지로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신 부회장은 형무소로 향하던 그때 아버지의 뒷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신 전 총리가 형무소로 들어가기 전 아들을 앞에 앉혀놓고 유언처럼 말했던 ‘떳떳하게 살아라’는 말은 어린 아들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아 환갑을 눈 앞에 둔 지금도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되고 있다.

신 부회장이 지금처럼 인문학이나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신 부회장은 “어렸을 때 영감과 나는 경제학 책보다 문학이나 역사 등 인문학 책을 많이 읽었다”며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에서 영감과 둘이 있을 때면 별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인문학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히 문인들과도 어울리게 됐다. 그때 만난 사람이 바로 지금의 배우자인 수필가 주연아(57)씨다. 주 씨는 이일향 시조시인의 딸로 3대째 내려오는 문인 집안 출신이다.

신 부회장은 군대 복무시 집안의 권유로 주 씨와 선을 봤다가 한눈에 반해 제대 후 바로 결혼에 골인했다. 딸인 신혜린(33) 씨도 집안의 영향을 받아 작품 활동을 했으며, 지금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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