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드러난 축구계 도덕적 해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검찰의 칼끝이 러시앤캐시컵 수사를 끝내고 프로축구 정규리그를 향하자 국가대표급 선수를 비롯해 전현직 프로축구 선수 46명의 승부조작 혐의가 대거 드러났다.

약 5개월 동안 열린 K리그에서 최소 15경기에 걸쳐 승부조작이 이뤄졌을 정도로 승부조작이 프로축구계에 만연해 있었던 것. 7일 검찰의 수사발표에 따르면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은 국가대표급에서 2군 선수들까지 연봉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다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로커 역할을 하는 선수의 주도하에 선후배 관계를 따라 주요 선수들을 승부조작에 가담시켰고, 경기 직전에 승부조작의 대가로 돈이 오갔다. 이렇게 승부조작에 한번 가담한 선수들에겐 또다시 가담 사실을 폭로한다고 협박해 지속적으로 승부조작을 사주해 온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선수들은 승부조작 기여정도에 따라 브로커들로부터 1명당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3100만원씩을 대가로 받았다. 골키퍼와 수비수, 공격수, 미드필더 등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브로커의 포섭 대상이었다. 국가대표 출신 최성국은 2차례 승부조작 경기에 가담해 400만원을 받아 불구속 기소됐다. 올림픽 대표팀 주장 홍정호는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돈까지 받았으나 즉시 돌려줬지만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선 아직까지 조사가 진행중이다.

특히 승부조작의 핵심 주도 세력으로 4개의 폭력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검찰의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 전주들에게 돈을 투자받아 브로커 선수들에게 전달했고, 가담했던 선수들을 협박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이번 수사과정에서도 현 상무소속 선수의 가담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8000만원 상당을 갈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은 한번 빠져든 늪에 갖혀 빠져나올 수 없었던 것이다.

독버섯처럼 빠른 속도로 번져나간 브로커와 선수들은 또다른 선후배 선수들을 승부조작에 가담시켜 판을 키워나갔다. 일부 선수들은 돈에 눈이 멀어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스포츠토토에 돈을 걸어 이익을 취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선후배 관계 때문에 한번만 가담한다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덪에 걸려든 셈이 됐다.

한편, 검찰은 또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시도된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수사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구단은 경남FC과 제주유나이티드, 인천유나이티드 등 3개 구단으로 뒤늦게 승부조작 사실이 알려져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