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가는 청정에너지’ 한전의 비전
원자력·자원개발·송배전 등
해외 발전사업 다각화 가속도
200억弗 UAE사업 수주 계기
이집트·인도 등 전략거점 확대
종합상사와 공동 네트워크 구축
스마트그리드 해외 동반 진출도
해외 발전 사업과 자원 개발 분야에서 한국전력의 질주가 무섭다.
200억달러에 달하는 UAE 원전 사업 수주는 한전의 해외 에너지 사업 역량을 확인해줬던 대표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필리핀 화력발전 사업 진출을 비롯한 중국 풍력 사업, 호주ㆍ인도네시아 자원 개발 추진 등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전은 이를 통해 2020년에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5위권 전력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의 ‘글로벌 톱 파이브 E&E(Energy & Engineering) 컴퍼니’라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0년이면 총 매출액 85조원, 자본수익률 5% 이상, 해외 매출 26조원, 세계 최고 기술 25개(원전설계 등)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발전 사업 다각화=한전은 해외 사업에서 사업 다각화 및 지역 다변화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화력발전 중심에서 수력과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자원 개발, 송배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지역도 중동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전략 거점을 늘리고 있다.
한전은 현재 8개국 13개 사업장에 걸쳐 해외 발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중 한전이 처음 진출한 해외 시장인 필리핀에선 이미 전체 전력 시장의 12%를 차지하는 기염을 통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내몽골 풍력발전(1026㎿)과 감숙풍력(99㎿) 등 신재생 분야에서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또 중동에서도 6개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이슬람 금융을 활용한 프로젝트파이낸싱(사우디 라빅 사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전은 또 자원민족주의 움직임과 수출 통제 등에 대비해 발전 연료를 적극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유연탄은 총 2400만t(연간 확보량)을 확보해 자주개발률이 34%에 이른다. 현재 호주 물라벤 광산 등 해외 광산에 대한 지분 인수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한전 측은 “해외 자원 개발을 통해 자원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연료비 변동성 헤징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당금과 판매수수료 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수출로 대박 터뜨린다=한전 해외 진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이다. 총 5600㎿ 규모의 한국형 원전 4기를 짓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의 수주금액은 200억달러에 이른다. 단군 이래 단일 수출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에는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3년간의 핵연료 공급과 운영 지원까지 포함돼 수익성도 높다.
첫 한국형 원전 수출인 만큼 한전은 원전사업단을 원전수출본부로 확대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한전은 UAE 현지에 임시 숙소와 사무실 건설을 마치고 전력과 용수, 통신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전 전문인력 양성 차원에서 2012년 3월 국제원자력대학원(K-INGS)을 세울 예정이다.
한전은 UAE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집트와 남아공, 베트남, 인도, 터키,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등으로 원전 수출국을 늘리기로 했다. 민ㆍ관 합동으로 수출 역량을 모으되, 수주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2~3개국을 동시에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운영 나서=차세대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다. 2030년까지 글로벌 전력 시장은 1경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주요 분야들이 스마트그리드와 연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전은 “송배전 자동화 기술 등을 바탕으로 미래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표준화하는 한편, 국가별 맞춤형 수출상품을 개발해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및 국내 종합상사들과 공동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 시장 동반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
초전도기술등 8대 경영체제 구축
21세기엔 ‘그린’ 전기혁명 이끈다
토머스 에디슨의 백열전구에서 출발한 ‘19세기 전기혁명’은 백황색이었지만, 한국전력(KEPCO)이 만들고 있는 ‘21세기의 전기혁명’은 초록빛이다.
한전은 ‘8대 녹색기술 개발과 저탄소 녹색경영 체제 구축’으로 대변되는 신성장동력으로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고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 발전의 틀을 마련하는 데 선두 역할을 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6월 말 내놓은 중장기 비전에서 ‘글로벌 톱 5 유틸리티’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녹색전력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화하고 글로벌 녹색비즈니스 기반을 확대해, 대한민국의 한전이 아닌 ‘세계 속의 KEPCO’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녹색성장 분야에서 한국전력그룹 차원의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핵심 과제들에 대해 적극 역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먼저 갈수록 높아지는 국내외 온실가스 규제에 대처하기 위해 저탄소 시스템을 구축하고 저탄소 전력원의 확대를 위해 원전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키로 했다. RPA(신재생에너지 자발적 개발 공급 협약)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을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고, CDM(청정 개발 체제) 사업을 적극 개발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탄소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다.
세부적으로는 8대 녹색기술 개발에 3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IGCC(석탄가스화 복합발전),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수출형 원전, 전기에너지 주택, HVDC(초고압 직류 송전), 초전도 기술 등의 8가지 과제다. 하나하나가 모두 21세기 한국의 중요한 먹을거리다. 특히 이 가운데 25개 세부 기술은 세계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세계적 수준의 핵심 녹색기술 조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IGCC 분야에서 세계 최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독일 우테(Uhde) 사와 조인트 벤처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마쳤다.
CCS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흡수제를 개발해 실증 운전 중이다.
산업국가 한국의 혈관을 새롭게 이식하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사업도 순항 중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그냥 흐르는 물줄기 같던 전력망에 지능화와 고도화의 기술을 이식하는 것이다. IT를 단방향 전력망에 접목시켜 전력 소비자가 원하는 때에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사용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전력망 전체의 완성도를 높여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수입비용을 줄이고 환경을 보전하는 가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글로벌 전력 시장이 1경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스마트그리드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전은 이미 이 분야에서 경쟁자들에 한발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 실증단지 5개 분야에 참여해 신재생에너지 계통 연계기술, 대용량 전력 저장장치 운영기술, 마이크로그리드 운영기술, 스마트그리드 종합 운영 시스템 등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구조 전반에서 의미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해내고 있다.
단순히 기술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한전의 기술을 원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출상품을 개발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의 공동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시장 동반 진출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쓰기만 하던 전력’에서 ‘내다 파는 전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김쌍수 사장은 “녹색성장을 위한 도전과 열정으로 글로벌 녹색경쟁에서 승리해, KEPCO가 2020년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대한민국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주역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