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스의 경기가 열린 대구 구장. 이날 두팀은 오락가락 내린 불청객 장맛비에 웃고 울었다.
삼성이 4회 무사 만루 찬스를 잡은 상황에서 굵어진 빗방울에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앞서 한화 선발 장민제의 제구력이 흔들리는 가운데 3회 말까지 9-1로 삼성이 일찌감치 승부를 낸 상태였다. 삼성 입장에선 자칫 비로 경기가 취소될 경우 허탈감에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삼성편이었다. 비가 잦아들면서 경기가 속개됐고, 19-5로 완승을 거뒀다.
‘내심 비가 많이 와 경기가 취소됐으면…’ 하고 바랬던 한화 한대화 감독은 내리다 만 비가 원망스러웠다. 정원석 등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삼성에 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우려는 적중했다.
매 시즌 야구판을 찾아오는 불청객은 이처럼 각 팀의 희비를 가르는 변수가 되곤 한다. 모두가 맞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통하는 몇 가지 공식도 있다.
장마철은 대체로 투고타저 현상을 부추기는 기간이다. 우천으로 연기 되는 경기가 많아지면 선발 및 불펜 투수들의 체력 보충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에 타자들은 흐름이 자주 끊기면서 타격감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장마철 습도 높은 기후는 투수들의 변화구를 업그레이드 시키기도 한다. 마찰력을 높여, 변화구가 대체로 날카로워지기 때문이다. 물에젖은 그라운드에 부상이 잦아지는 것도 불가피하다. 땅볼보다 뜬공의 빈도가 높은 투수가 안정된 투구 내용을 보인다는 공식도 있다. 투수에게 유리한 장마철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실책, 부상 등의 변수로 대량실점이 되기도 한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