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주변국간 해묵은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반 중국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고 대만은 남중국해에 미사일이 탑재된 함정을 배치키로 했다. 미국 역시 이지스함을 남중국해에 급파하면서 영유권 문제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실탄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일 중국이 태평양 공해상에서 해군 정기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다음날인 10일 베트남도 남중국해에서 실탄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경제중심지인 호치민에서는 각각 수백명의 시민들이 반(反)중국 시위를 벌였다.
하노이의 시위대는 베트남 국기와 ‘베트남의 영토를 침해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중국대사관에서부터 시내 중심가로 행진했다. 시위대 주변에는 경찰이 대거 배치됐으나 경찰은 주변교통만 통제하는 등 시위를 막지는 않았다.
베트남 외교부의 응웬 푸엉 응아 대변인은 11일 “남중국해 상에서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이 지역 안팎 모든 국가들의 공통 관심사”라면서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등 국제사회가 남중국해 분쟁 해결에 나서줄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
대만도 남중국해에서 미사일이 탑재된 함정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대만 국방부의 데이비드 로 대변인은 남중국해상의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와 동사군도(東沙群島·프라타스)의 해안경비대가 경화기로만 무장돼 있어 미래에 발생가능한 충돌에 대응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남중국해의 섬들에 탱크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파견도 남중국해 분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하와이 진주만 기지를 떠난 이지스함 청훈 호는 이번주 초 남중국해 필리핀 연안에 도착해 해당 해역의 자유통행권 확보 등의 작전을 수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관 측은 “이번 훈련은 필리핀 해군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미국과 필리핀 간 공동방위협약에 규정된 훈련의 일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베트남과 필리핀을 비난하면서도 확전은 경계하고 있다.
중국측은 국수주의 성향의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베트남의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 11일 글로벌타임스는 “베트남의 강경 입장은 중국 지도자들이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면서 “역사는 베트남이 영토 분쟁에서 항상 패배자였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은 분쟁 상대국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13일 홍콩 밍바오(明報)에 따르면 류젠차오(劉建超)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11일 오후 마닐라의 화교상인연합회 주최 행사장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을 만나 양국간 우호관계를 강조한 뒤 “아키노 대통령이 외가 쪽 고향인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키노 대통령의 모친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조상은 중국 푸젠(福建)성에서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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