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를 결정지은 오심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8일 잠실 전. 한화는 9회 초 2사 주자 3루, 5―6으로 동점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심판 판정에 두 번 울었다. 4명의 심판이 모두 LG투수 임찬규의 명백한 보크를 놓친 데다, 뒤늦게 오심이 인정됐지만 판정번복은 불가능하다는 말만 들었기 때문이다.보크는 ‘투구판에 중심 발을 댄 투수가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일으키다 투구를 중지했을 경우’ 선언된다. 일단 보크가 되면 모든 주자는 다음 누로 진출하게 된다. 보크만 지적했다면 동점이 가능했던 상황이다.

LG 마무리 임찬규가 느리게 와인드업 자세에 들어가는 동안 3루주자 한화 정원석이 홈으로 질주했다. 임찬규는 볼을 던지라는 조인성의 외침에 다급하게 공을 던졌다. 구심을 맡은 박근영 심판은 LG 포수조인성의 태그 동작이 빨랐다며 아웃을 선언, 경기는 LG의 승리로 끝났다. 문제는 임찬규의 자세였다. 6구째를 던질 때 임찬규는 왼발을 뒤로 빼고 양손을 앞에 모았다. 투구모션에 들어갔기 때문에 왼발을 들어 정상적인 피칭을 해야했다. 그러나 급히 홈에 송구하느라 투구판을 밟은 발을 뒤로 빼며 보크동작으로 송구했다.

한화의 항의에 김병주 심판조장은 오심은 인정하면서도 “보크는 4심 합의사항이 아니다”라고 번복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팬들뿐만 아니라 야구계 안팎에선 ‘번복사항 아니다’라는 판정 강요 전에, 오심을 막으려고 신중하게 논의하는 등 규정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게 급선무라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투명하지 않은 판정은 최근 프로축구 승부조작 논란과 ‘오십보백보’차이라는 것이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도 “문제는 심판 4명 모두가 보크를 보지 못한 사실”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국민적 야구 열기에 판정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