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에 이어 대만에서도 일부 음료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첨가된 것으로 밝혀져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문제의 제품이 대만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미국 등 해외로 수출된 것으로 드러나 국제적으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27일 대만 및 중국 언론에 따르면 대만 식품약품관리국은 최근 시중 음료제품에서 남성 성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불법 첨가된 사실을 적발했다.
대만 위생당국이 발표한 DEHP 첨가 음료 블랙리스트에는 웨스(悅氏) 스포츠음료, 타이완 예스, 선키스트 레몬 과즙음료 등 유명제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만 위생당국에 따르면 대만의 혼탁제(Cloudy) 제조업체인 위선(昱伸)향료는 혼탁제를 만들면서 DEHP를 첨가했다.
혼탁제는 음료에 부드러운 과즙감을 주기위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그러나 위선향료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DEHP같은 불법 화학물질을 첨가해 혼탁제를 제조, 음료회사에 공급해왔다.
DEHP는 남성의 생식능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여성들의 경우 성조숙을 촉진시키는 물질로 알려졌다. 대만위생국은 DEHP를 독성 화학물질에 분류하고 식품첨가를 금하고 있다.
대만 창겅(長庚)병원의 임상약품과 린제량(林杰梁) 주임은 “DEHP의 분자구조는 호르몬과 비슷해 ‘환경 호르몬’이라 불린다“며 “이런 독성 화학물질을 장기간 섭취하면 생식및 발육기관이 손상될 수 있으며 심지어 기형아 출산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만 당국은 관련 음료 회수 조치를 벌이고 있다. 대만 위생당국은 DEHP가 첨가된 3만kg 상당의 쥬스, 잼, 쥬스분말 그리고 스포츠 음료, 과즙음료, 차 60만병을 회수하고 판매를 중단시켰다.
더구나 이처럼 제조된 혼탁제는 5년전부터 대만 뿐만 아니라 중국 대륙, 홍콩, 필리핀, 베트남, 미국 등으로 수출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대만 위생 당국은 현재 해당 국가에 관련사실을 통보한 상태다.
이번 불량음료 파장을 놓고 대만에선 ‘대만판 멜라민 사건’이라고 비유하며 관련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2008년 중국에서 신장질환을 일으키는 멜라민 분유가 적발, 국제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중국 정부가 공식집계한 피해 어린이 수는 6만명에 달했으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