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기업 인수ㆍ합병(M&A)에 대한 높은 관심은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 때문인 듯하다. 실제 일본에서는 핵심기술을 갖고 있으나 장기불황으로 경영이 악화된 우량기업이 M&A 마켓에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대부분은 일본에서 소화되며 한국에 소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량기업일수록 외국 매각을 기피하는데, 이는 매각 후 기업의 영속성 보장, 고용 지속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따라서 불안감을 해소하는 형태의 파트너십 제안은 매우 실효적인 전략이다. 특히 M&A 성사 후 인수후통합(PMI) 능력을 갖춘 한국기업은 많지 않으므로 우선은 일본기업과의 제휴가 더 효율적이다. M&A를 추진하는 것은 매력적인 대상기업의 인적·물적 경영자원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M&A 현장에서 매수·매도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투자위험 헤지를 고려하기 때문에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다반사다. M&A를 결혼에 비유한다면 크로스보더 M&A는 국제결혼이다. 국내결혼도 우여곡절이 많은데 언어와 문화, 생활관습이 다른 국제결혼의 어려움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차이 극복과 신뢰 구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일본은 특히 상대와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한다. 따라서 일본기업 M&A를 위해서는 일본기업이 한국에 기꺼이 자신을 소개할 수 있게 하는 시장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전문 컨설팅기관의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을 통해 일본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드는 데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일본기업 M&A 사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왜 한국기업이 중국기업에 비해 일본기업 인수가 저조한가’ 하는 것이다. 지금 중국은 거대시장과 왕성한 자본을 바탕으로 일본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고, 내수침체에 직면한 일본기업들은 신규판로 확보를 위해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사례를 보면 첨단기업도 있지만 대체로 서비스 관련 기업이 많다. 일·중기업 간 M&A 건수보다 한국의 시장상황, 기업의 기술수준 등과의 적합성을 고려한 M&A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국기업은 빠른 기술 캐치업 능력, 수익중시 경영,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등이 강점이다. 바로 이런 강점이 일본기업의 우수기술과 결합된다면 세계시장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일기업의 이상적인 협력 모델은 바로 이 지점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일본기업에 관심을 둬야 할 최적기다. 실기해서는 안 된다. 일본은 오늘도 감당하기 힘든 자연재해와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해외 파트너 찾기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격차가 작고 경영 스타일도 유사한 한국기업을 가장 유망한 파트너로 삼을 확률이 높다. 이와 함께 일본 우량기업의 가치가 낮아지면서 대일 투자부담이 크게 준 점도 호재 요인이다. 유능한 기업 오너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이 같은 상황변화를 도외시한 채 일본기업 인수에 난색을 표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일본기업이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한·일기업 협력은 중국시장 진출의 도약판이기도 하다. 한국의 역동성과 자본, 일본의 기술, 중국의 시장이 합쳐지는 ‘3정(鼎) 구도’ 창출이 가능하다. 지금 일본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진솔한 협력 제안은 닫힌 문을 빨리 열게 할 수도 있다. 이에 공감하는 일본기업도 적지 않다.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깝기 때문에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일본기업과의 협력은 ‘1+1=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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