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확산…중동 민주화 중대기로에
시위대의 즉각 퇴진요구에 연내 퇴진을 약속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연내 사퇴안을 전격 철회, 예멘 사태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시위도 격화되면서 비행금지 구역 설정 논의가 나오고 있다.
▶예멘 대통령, 연내 퇴진 안해=살레 대통령은 27일 야권과의 협상 진전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집권여당인 국민의회당(GPC)의 정무위원회를 소집한 가운데, 국민의회당은 회의 직후 살레 대통령이 2013년까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대와 야권인사들 역시 26일 살레 대통령 측과 협상을 전면 중단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이날 아랍권 위성 방송인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를 통해 “야권에 더 이상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으며 퇴진의사가 없다는 뜻을 시사했다.
반면 시위대 지지로 돌아선 알리 모흐센 알-아흐마르 제1기갑사단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반정부 시위대의 이름으로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며 어떤 값을 치르든,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든 반정부 시위대가 평화롭게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해 반정부 시위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틈에 알-카에다가 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감행하고 있다. 27일 예멘 보안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부 마리브 주(州)에서 알-카에다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대원들의 공격으로 정부군 소속 병사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중동 민주화 중대 기로=중동의 민주화 시위가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과 함께 되살아나면서 시리아와 요르단도 중대 기로에 몰렸다.
시리아는 지난 금요일 집회 시위 당시 13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27일 시위를 금지한 국가비상사태법을 48년 만에 폐지하기로 하는 등 유화책으로 시위 확산 저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7일 대통령의 보좌관인 부타니아 샤반은 “비상사태법을 폐지키로 이미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앞서 아사드 대통령은 비상사태법 폐지 검토와 공무원 임금 20~30% 인상 등을 내놓았으나 시위는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반이스라엘 정권인 시리아와 갈등을 빚어왔지만 시리아 사태 개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친미성향의 요르단에서도 시위 사태가 확산되고 있어 자칫 요르단 정권을 전복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 일부에선 시리아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7일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시리아에 대해 지금 당장 군사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요르단도 지난 3개월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가 지난 25일 수도 암만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요르단 시위대는 다른 아랍국가 시위대와 달리 규모가 작았고 압둘라 국왕의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야당 세력은 총리 퇴진과 정치 개혁 등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