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 원 · 달러 환율 1066.4원 심리적 저지선 깨져…1030원도 위협
“원엔환율 10%하락땐 車수출 12%감소” 현대차 · 한국지엠 환헷지 등 ‘비상경영’ 원료수입 비중높은 철강 · 화학은 ‘안도’
원ㆍ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는 1050원은 물론 1030원선까지 위협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이 초비상이다. 그나마 엔화 약세가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지난달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5→8%)이 내수침체와 엔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 기업들은 환 헷징(hedging)을 통한 환 위험 완화, 현지 생산ㆍ판매 비중 제고, 결제 통화 다변화, 그리고 경상비 및 개발비 절감노력 등의 대응을 하고 있지만 원화 강세로 인한 피해를 모두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손익분기 환율은 ‘1066.4원’…심리적 저지선 깨져=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말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손익분기 원달러 환율을 조사한 결과는 1066.4원이다. 원화가치가 10% 높아지면 채산성이 4.4%가 줄고 영업이익률도 0.9%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율은 손익분기선보다 4.5% 가량 낮은 1030원선이지만,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30일 골드만삭스는 원달러 환율의 3개월 전망치를 기존 1080원에서 101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엔저도 복병이다. 돈 풀기를 통한 ‘아베노믹스’가 아직 유효한데다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로 엔저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원ㆍ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이 약 2.7% 줄어드는데,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면 올 해 예상한 수출증가율 6.4% 달성이 힘들 것”이라며 “올 해 성장목표가 3.9%인데, 원달러 환율이 1050원이면 3.5%, 1000원이면 3.3%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車ㆍ전자ㆍ조선, 피해 불가피=자동차ㆍ선박(2012년 수출경합도 0.615 → 2013년 0.647), 석유제품(0.851 → 0.917), 전기기기(0.476 → 0.477) 등 국내 주요 산업의 일본과 경합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 원ㆍ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자동차 수출은 12%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현대ㆍ기아차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경상예산 절감이나 신차 개발시 원가 절감 등 환율 하락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박한우 부사장도 “연간 평균 원달러 환율을 1050원정도 봤는데, 지금은 너무 급격한 원화 절상”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지엠도 “환헷징을 통한 환위험 완화 등을 다시 고려하고 있다”면서 “수출 시 받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협력업체에게 부품 대금 등으로 결제하는 방법을 활용 중”이라고 전했다.
전자업종은 결제 통화 다변화 등 환율 변동에 대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놓은 만큼 아직은 견딜만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10% 변동 시 순이익이 7295억원 가량 움직인다. LG전자도 1000억원 가까이 순이익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조선업계도 기존에 수주해놓은 물량은 환 헤지가 돼 있지만 신규 수주분은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과거에는 수주 과정에서 환율 하락분을 선가에 반영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악화로 이마저도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다.
▶철강ㆍ화학은 영향 적어=원재료 수입이 많은 철강업계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제고 효과가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지난해 기준)은 환율이 10% 하락할 때마다 각각 1320억원, 3510억원, 880억원씩 증가한다. 그나마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20% 수준이라 원화강세 수혜가 더 크다. 다만 포스코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어서 원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다소 약화될 수는 있다.
정유ㆍ화학업종과 3자간 거래가 많은 종합상사들도 원료 수입 비중이 높은 환율 하락에 따른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일정 부분 수익성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효성 관계자는 “이달초부터 비용 10% 감축하는 비상경영 실시하고 있는데, 환율하락도 비상경영을 실시하는 중요 요인중 하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