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대재앙’은 밀집사육 등 후진국형 사육방식과 안이한 초기대응이 빌미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백신 접종시기를 놓친데다 구제역 긴급행동지침(매뉴얼)의 미비에 따른 혼선이 겹치며 2차 환경오염도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축산법에 따른 적정 사육면적 지침은 6개월 미만 한우송아지 2.5㎡, 젖소송아지 4.3㎡, 한우성우 10.0㎡, 젖소16.5㎡, 60㎏이상 비육돼지 0.8㎡ 등으로 돼 있다. 그러나 경제성이 우선시되면서 좁은 축사에 밀집사육이 이뤄지는 등 관련지침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경기도 농정국 관계자는 “공장식 사육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며 가축의 면역력이 약화되고 이에 따라 구제역 전파속도도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농업선진국들은 동물복지 차원에서 밀집사육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식 사육보다는 축산농가가 단지를 이루는 것이 구제역 확산의 주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국내 최대 한우단지인 경북 경주시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안강읍의 경우 800여가구에서 소 1만7600마리를 길러 경주시 읍면중 가장 많은 두수를 사육하고 있다. 좁은 마을에 축산농가가 옹기종기 모여있고 도로망도 좋아 구제역이 빠르게 번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초기대응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지난 1월 25일 구제역 확산원인과 전파경로에 대한 분석결과를 공개하면서 땜질식 처방을 인정했다.
검역원에 따르면 작년 11월23일 안동의 돼지농가에서 첫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으나 당국은 간이키트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됐다는 이유로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결국 같은달 28일 해당농가는 구제역 양성 확정판정을 받았다.
이후 당국은 부랴부랴 차단방역에 나섰지만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국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검역원 측은 “과거 구제역은 발생시기가 3,4,5월로 소독 등 차단방역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 구제역은 겨울에 발생한 데다 전국에 한파가 지속돼 소독 등 차단방역에 어려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