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해창 선임기자] 5월은 뭐니뭐니해도 ‘가정의 달’입니다. 은혜와 보답, 그러니까 사랑과 감사의 달입니다. 갖은 꽃들이 만발하고 산야는 푸름으로 가득 찹니다. 그리하여 5월은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계절의 여왕’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5월의 무게가 무겁습니다. 행사부터 즐비합니다. 1일은 근로자의 날, 5일은 어린이 날, 8일은 어버이 날, 11일은 입양의 날, 12일은 부처님 오신 날, 15일은 스승의 날, 19일은 성인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 사흘에 한번 꼴은 기념해야 할 날입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7일 수요일입니다. 여성가족부가 지정해 전국 확산을 추진하고 있는 바로 ‘가족사랑의 날’ 이 그 것입니다. 바쁜 주중 하루라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작은 실천이 가족 사랑의 첫 걸음이 된다는 의미에서여성가족부가 매주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두말 않고 묵묵히 따라야 할 가치가 충분한 그런날이라는 생각입니다. 핑계에 지나지 않지만 진작 알았더라면 기자 역시 흔쾌히 동참해 점수 꽤나 땄을 터인데 아쉽습니다. 물론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절반의 의미라고 하지 않습니까. 주변에도 알리고 동참자 수를 늘려갈 참입니다.
인터넷을 뒤졌더니 ‘가족친화인증제’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 것 역시 여성가족부가 실시하는 가족사랑 문화사업의 일환입니다. 의미는 간단합니다. 저출산·고령화에 여성의 경제활동이 급증하면서 가정생활과 직장활동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가족 친화적 근무환경을 확산하자는 취지입니다. 맞벌이 가정의 애환을 30년 가까이 체험한 기자로선 뒤늦어아쉽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것을 솔선해 실천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대학 등을 대상으로 일정 심사를 거쳐 여성가족부 장관 명의의 인증과함께 세제혜택 등 다양하고 알찬 인센티브도 부여한답니다. 자녀출산 및 양육 지원, 유연근무제도,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이 핵심 평가항목입니다. 2009년에 시작해 2013년 현재 대기업 144곳, 공공기관 195곳, 중소기업 183곳이 지정됐다고 합니다. 빠짐없이 다 동참하도록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독려할 사안입니다.
다시 가족 얘기로 돌아옵니다. 가족은 영어로 패밀리(FAMILY)입니다. 국민 상식입니다. 그런데 패밀리라는 단어가 ‘아빠 엄마 사랑해요(Father And Mother I Love You)’라는 문구의 이니셜이라는 흥미로운 얘기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않은 것 같군요. 잘은 모르지만 어떤 교회 목사님의 기발한 설교 아이디어가 출발점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아무튼 아주 그럴 듯 합니다.
4년 전, 저희 신문사가 운영하는 부산글로벌빌리지(영어마을) 운영자로 일할 때였습니다. 5월을 맞아 분위기 전환도 할 겸 운영팀에 가족사랑의 케치프레이즈로 ‘패밀리’를 풀어써서 크게 메인 엔트런스에 걸어보자고 제안했고 성사됐습니다. 그랬더니 함께 일하던 원어민(영어) 강사들이 두 눈 둥그레 뜨고 놀라워하는 겁니다. “와우”, “엑설런트” “원더풀” 어쩌고 하면서 처음 듣고 보는 것이라더군요. 그러니까 ‘한류형 신생영어’인 셈이지요.
어찌됐든 사랑과 보답에 유별난 민족입니다. 예로부터 충(忠)과 효(孝)는 우리 삶의 근본 중의 근본이었습니다. 우리 양대 축이야말로 생명 그 것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안타깝게도 충효도 사랑도 감사도 그저 사치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여전히 망연자실 그대로여서 그럴 형편이 못 됩니다. 지치고 멍들어 더 이상 괴로워할 힘조차 없어지고 있습니다. 자식을 생가슴 파고 묻은 부모들이 저 찬 바다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자식을 둔 부모들을 위로하는 상황입니다.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온 국민이 하나 돼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아픔을 참아내지만 때가 때인지라 더 야속기만 합니다.
2일로 세월호 참사 17일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생사불명의 실종자 수는 여든 명을 넘고 그들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물론 우리는 잘 압니다. 저 생때같은 이들이 처한 상황을 말입니다. 그러나 말할 수 없고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실낱보다 못할지언정 희망의 빛이 남았기에 미안한 마음이라도 보태려 애쓰는 우리 국민입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공식 합동분향소가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이틀째인 30일 오전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모처럼 맞은 황금연휴가 썰렁하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소비침체는 기록적이었습니다. 그런 판에 끔찍한 대형사고까지 겹쳐 나들이도 취소하고 지갑까지 닫아버린 상황입니다. 이로써 우리 주변에는 또 다른 좌절감에 힘겨워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누구 탓도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관광주간(1~11일)이 중국 노동절(5월1~3일)과 일본 공휴일(4월29일~5월6일)과 겹쳐 외국인들이 어느 정도 거리를 메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 오기 겁나 관광을 취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이 정도도 감지덕지 아니겠습니까.
지질이도 못난, 어른 축에 들 자격도 없는 몇몇 인간들이 저지른 참담한 사고로 나라 전체가 거덜 날 지경이라는 사실이 분통 터지게도 속상해지는 그런 오월 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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