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상장폐지 결정이 난 천적을 이용한 해충 방제 업체인 세실(084450)의 지난 2007년 11월 20일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당시 공모가는 1만 1000원.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낮게 형성됐지만, 이후 급등해 첫 날 세실은 1만 1450원에 마감됐다.

세실의 기업 가치를 믿었던 투자자 A씨는 세실 공모주 청약에 들어가 주식 1주를 1만 1000원에 받을 수 있었다.

그후 3년 2개월이 지난 25일 뉴스를 보다 세실이 상폐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HTS를 열어봤다.

주가는 1830원이 돼 있었고 무려 -83.3%의 손해를 봤다.

단 한 주만 사놨기에 망정이지, 100주, 1000주, 1만주를 매수했더라면…

손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A씨는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상장 첫 날 공모가 가격으로 세실의 시가총액은 1221억원. 그러나 지난 25일 기준으로 세실의 시가총액은 225억원이 됐다.

그리고 27일 이후 정리매매가 시작되면 주가는 현재 거래 정지상태인 1830원에서 수 십 혹은 수 백원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매매 기간 동안에는 상ㆍ하한가 제한폭이 없다. 소위 투자자들끼리 죽고 죽이는 폭탄 돌리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세실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지난 3년 2개월, 9979만 2000초 동안 세실 시한폭탄에 무려 1200여억원을 날린 꼴이 됐다.

헤럴드경제 ‘생생코스닥’은 작년 10월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상폐됐던 코스닥 기업 10곳의 상장 초기 공모가와 정리매매 종가 기준을 비교해 코스닥 시장에서 증발된 자금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조사해 봤다.

다만 각 상장사들이 공모 이후 자본시장에서 증자,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끌어 쓴 경우는 일일이 넣을 수 없었다. 이렇게 부실화돼 상장폐지까지 간 기업들의 경우는 다반사로 자본시장에서 자본을 유치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사라진 자금 역시 상당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폐된 10개 기업은 세실이외에도 네이쳐글로벌부터, 엠씨티티코어, 이앤텍, 태광이엔시, 테스텍, 하이드로젠파워, 올리브나인, 투미비티, 다휘 등이다.

지난 2006년 12월 19일 상장된 네이쳐글로벌은 상장 첫날 급락하며 1만 1900원에 마감됐다. 당시 네이쳐글로벌의 상장주식 400만 3636주, 시총은 476억원이었다. 그러나 네이쳐글로벌은 3년여 시간 동안 상장 주식이 6477만 7386주로 늘어났다. 10배 이상 상장주식이 늘어났지만, 정리매매 마지막날 주가는 주당 13원으로 시총은 8억 4200만원에 불과했다.

자본시장에서 3년여 동안 무려 460여억원이 날라간 셈이다.

엠씨티티코어는 지난 2002년 12월 23일 상장 첫날 6440원에 마감됐다. 당시 상장주식은 모두 1600만주, 시총은 103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12월 3일 상폐될 때 엠씨티티코어의 상장주식은 2708만여주, 정미매매 마지막날 주가는 10원으로 시총은 2억 7000만원에 불과했다. 7년여 동안 1020억원이 증발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7100원에 114만 주가 공모됐던 이앤텍은 정리매매 당시 주당 1원으로 추락했고, 8158만원짜리 회사로 전락해 약 81억원 가량이 사라졌고, 지난 2010년 11월 24일 상폐된 태광이엔시의 경우 3941만주가 상장돼 있다 마지막 거래일 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지막 거래일 시총은 7억 8000만원이었다.

그러나 태광이엔시는 공모가 2800원에 모두 780만주가 상장됐지만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이상 올라 5600원에 첫 거래가 됐다. 당시 436억원의 시총이였지만 10년 동안 자본 시장에서 모두 430억원을 까먹은 셈이됐다.

2001년 상장된 테스텍 역시 상장 초기 9600원에 모두 964만주가 상장돼 당시 925억원의 시총을 자랑했지만, 10년 후 상폐될 때 시총은 2900만원에 불과했다. 모두 925억원이 모두 날라간 셈이다. 하이드로젠파워의 경우는 2002년 첫 거래 때 종가가 1만 1400원으로 시총만 1387억원이었지만, 상폐 당시 시총은 9억 1000만원으로 모두 1380억원 가량이 없어져 버렸다. 올리브나인은 상장 초기 258억원의 시총을 형성했지만, 상폐 당시 1억 3900만원이 전부였고, 투미비티는 상장 초기 97억원의 시총이었지만, 상폐 때는 겨우 8700만원이 남았다. 상폐될 때 8억 4000만원 시총이 전부였던 다휘의 경우 상장 초기 154억원으로 약 145억원이 날라갔다.

결국 최근 상폐된 10개 종목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모두 5994억원이 증발된 셈이다.

여기에 이들 상폐 기업들은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각종 사채 등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일일이 적시할 수 없어 10개 기업이 상폐되면서 자본시장에서 사라진 자금은 천문학적인 수치에 달한다.

최근 상폐된 10개 기업이라 5994억원의 수치가 나왔지 지난 2001년 이후 각종 부실 등의 이유로 상폐된 255개(뮤츄얼펀드나 자진상폐된 사례 제외) 기업에서 증발된 자금을 집계해보면 수조원 이상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okidok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