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30대 여성이 층간소음 갈등을 빚어온 위층 주민의 자전거에 바이러스 분비물을 묻히는 모습. [MBC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30대 여성이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어온 이웃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11일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중순 코로나19에 감염된 채 거주하고 있는 울산 한 아파트의 위층 주민 B씨의 자전거에 자신의 분비물을 휴지로 묻힌 혐의를 받는다.

MBC가 이날 공개한 CC(폐쇄회로)TV 영상에는 A씨가 B씨 집 현관문 앞에 놓인 자전거 두 대 중 아이용 자전거 손잡이에 분비물을 여러 차례 묻히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뒤늦게 문 위에 달린 CCTV를 발견하고 황급히 현장을 떠났으나, B씨는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자전거 손잡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B씨는 다행히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이런 일을 벌인 이유는 층간소음 때문이었다.

A씨와 B씨는 1년 반 동안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어 왔는데, 앞서 이번 사건 2주 전에도 A씨는 B씨 현관문 앞에 기름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행동이었다”면서도 “계속되는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겪고 이사까지 고민하던 중에 돌이 안된 어린 자녀가 코로나로 아파하며 잠들어 있는데 쿵쿵거리는 소리를 듣고 홧김에 행동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감염병법 등 다른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