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민주당 의원, 소득세법 개정안 대표발의 준비
CARF 거래정보 첫 교환 2년 뒤 과세 제안…2029년 시행 전망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미루는 법안이 여당에서도 처음 추진된다. 해외 거래소의 거래내역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 세금을 걷기 전에 제도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과세 유예 요구가 여당의 입법 움직임으로 이어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현재 개정안은 국회 의안 시스템에서 공동발의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으며 발의 요건인 의원 10명의 서명이 모이는 대로 정식 제출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과세 시행일을 특정 연도로 정하는 대신 국가 간 암호화자산 거래정보가 최초로 교환된 날이 속하는 연도의 2년 뒤인 1월1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른 첫 정보교환이 예정대로 내년 이뤄진다면 과세 시행일은 2029년 1월1일이 된다.
박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과세를 위한 거래정보 확보 및 과세 인프라 구축 등 제도적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를 시행할 경우 실효성이 저하되고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제도 시행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등 해외 거래소의 거래정보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세금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개정안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 시장인 미국의 CARF 참여 시기가 2029년이라는 점도 유예 근거로 제시했다. 주요 해외 거래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뒤 과세를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다.
업계에서 과세 유예 요구가 커지는 배경에는 해외 거래소뿐 아니라 거래 방식에 따라 세금 부과 여부가 달라지는 현행 과세체계의 한계도 있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문제는 가상자산 현물 거래와 달리 선물·옵션 등 해외 파생상품 거래로 발생한 수익에는 과세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물을 매수하는 대신 해외 거래소에서 레버리지 1배로 무기한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해 세금 부담을 피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디지털자산기본법조차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내년 1월부터 과세는 시기상조”라며 “지금은 과세보다 시장을 뒷받침하고 성장시킬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 말한 바 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3월 송언석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지난 8월 김상훈 의원과 정성국 의원 등이 과세 시행을 늦추는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kyo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