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오디세이’ 더 재밌게 보는 법, 놀란 감독의 모든 것 [더 비저너리]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2000년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한 신예 감독의 두번째 장편 영화는 형식도 내용도 파격 그 자체였다.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가 흐르는 순행 장면은 흑백으로, 과거의 일로 역행하는 장면은 컬러로 표현되면서 이야기가 마구 교차했다. 보다보면 관객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10분마다 기억을 잃는 듯한 혼란과 단절을 느낄 정도였다. 단순히 아내를 죽인 이가 누구인지를 묻는 데에서 나아가 기억과 인지, 이를 매개로 한 자기기만을 들여다보게 하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바로 ‘메멘토’다. 할리우드 기준으로 초저예산인 900만달러(약 120억원)를 들여 만든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4000만달러(약 58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21세기 새로운 영화거장의 등장을 알렸다. 그의 이름은 크리스토퍼 놀란. 어린 시절 할리우드의 SF 대작으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다 영화 명문인 학교에서 수련하고, 아내와 함께 영화를 만드는 천상 영화인이다. 그는 어
2026.08.04 21:00
한 달만에 총리 직행한 ‘북부의 왕’…“새 정치·경제모델 만들겠다” [더 비저너리-앤디 버넘 英 총리]
영국 ‘북부의 왕’이 총리가 됐다. 왕실이 내린 칭호는 아니다. 제조업 쇠퇴 이후 긴 침체를 겪은 영국 북부 주민들이 자신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한 정치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노동당 대표 선거에서 두 차례 패배하며 한때 ‘끝난 정치인’으로 불렸던 앤디 버넘은 웨스트민스터를 떠나 맨체스터에서 다시 출발했다. 시장으로 재임하며 교통과 주택, 노숙인 정책을 손질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중앙정부와 맞서 북부 주민들의 생계를 대변했다. 그렇게 부활한 버넘은 20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정부 구성 요청을 받고 제59대 영국 총리로 취임했다. 2024년 총선으로 집권한 노동당 정부의 두 번째 총리이자,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10년 사이 일곱번째 총리다. 버넘은 이날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한 첫 연설에서 “지금은 자성과 새로운 결의의 시간”이라며 “국민은 정치에 신물이 났다. 앞으로는 더 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을 ‘서킷 브레이커의 순간’이라고 규정하며 중앙집권과
2026.07.22 11:56
‘끝난 정치인’서 한달 만에 英총리 직행…트럼프가 취임 첫날부터 견제한 ‘북부의 왕’[더 비저너리-앤디 버넘 英 총리]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북부의 왕’이 영국 총리가 됐다. 왕실이 내린 칭호는 아니다. 제조업 쇠퇴 이후 긴 침체를 겪은 영국 북부 주민들이 자신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한 정치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노동당 대표 선거에서 두 차례 패배하며 한때 ‘끝난 정치인’으로 불렸던 앤디 버넘(56)은 웨스트민스터를 떠나 맨체스터에서 다시 출발했다. 시장으로 재임하며 교통과 주택, 노숙인 정책을 손질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중앙정부와 맞서 북부 주민들의 생계를 대변했다. 그렇게 부활한 버넘은 20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정부 구성 요청을 받고 제59대 영국 총리로 취임했다. 2024년 총선으로 집권한 노동당 정부의 두 번째 총리이자,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10년 사이 일곱번째 총리다. 영국 정치의 중심은 언제나 런던이었다. 총리는 웨스트민스터에서 탄생했고, 권력은 화이트홀에 집중됐다. 웨스트민스터가 아닌 맨체스터에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해 총리까지 오른 버넘의 등장은 영국
2026.07.20 18:00
美유학길 3번 퇴짜 당한 인도청년…삼전닉스 넘보는 ‘메모리 승부사’로 [더 비저너리-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이들 기업의 성장 뒤엔 한 명의 창업자가 있다. 바로 인도 출신 기업인 산제이 메흐로트라(68)다. 메흐로트라는 1988년 샌디스크를 공동 창업해 플래시 메모리 시대를 연 주역이다. 이후 2017년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해 회사를 AI 반도체 호황의 대표 수혜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은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다. 시가총액은 약 7686억달러(약 1170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일본 히로시마에 약 14조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등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출신 이민자에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최강자로 우뚝 선 메흐로트라의 성공신화는 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메흐로트라는 1958년 인도 북부 칸푸르에서 태어났다. 네 남매 가운데 막내였던 그는 중산층의 평범한 가정에서 성
2026.07.08 18:00
종전합의 서명한 ‘하메네이 복심’…전쟁 속 존재감 증명 [더 비저너리-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6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뷔르겐슈토크의 한 호텔. 굳은 표정의 한 남자가 로비로 들어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군·정 수뇌부가 대거 제거된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함께 살아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를 찾았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을 사실상 이란의 승리로 규정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스위스 방문은 전장의 직접적인 연장선이었다”며 “우리 군은 명예와 힘, 용기로 위대한 승리를 거뒀고, 휴전과 전쟁 종식 단계에서는 협상을 통해 그 성과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최근 갈리바프 의장의 존재감은 이란 안팎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그를 ‘잠재적 차기 지도자’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전쟁의 출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를 핵심 대화 상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2026.06.26 11:46
종전합의 서명한 ‘이란 실세’ 갈리바프…전쟁 속 존재감 키운 하메네이 복심 [더 비저너리-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뷔르겐슈토크의 한 호텔. 굳은 표정의 한 남자가 로비로 들어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군·정 수뇌부가 대거 제거된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함께 살아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5) 이란 의회 의장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를 찾았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을 사실상 이란의 승리로 규정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스위스 방문은 전장의 직접적인 연장선이었다”며 “우리 군은 명예와 힘, 용기로 위대한 승리를 거뒀고, 휴전과 전쟁 종식 단계에서는 협상을 통해 그 성과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최근 갈리바프 의장의 존재감은 이란 안팎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그를 ‘잠재적 차기 지도자’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전쟁의 출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를 핵심 대화
2026.06.23 18:24
두 전설 ‘여섯 번째 월드컵’…최고의 마무리골 누가 쏠까
2015년 1월 스위스 취리히 콩그레스하우스에서 열린 ‘2014 FIFA 발롱도르 갈라’에서 후보로 참석한 메시(왼쪽)와 호날두. 배경 사진은 메시가 소속된 인터 마이애미가 지난해 12월 MLS컵 결승전에서 우승한 뒤 가족들과 포즈를 취한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호날두가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미르술 파크 스타디움에서 알 나스르 입단식에서 가족들과 함께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어린 시절의 호날두, 아르헨티나의 지역 유스팀 ‘올드 보이스’에서 뛰던 메시. [게티이미지·나이키 SNS 계정]11일(현지시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의 경기로 막이 오르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축구계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강자들의 시대(strong era)’를 마감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9)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는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와 함께 월드컵 6회 출전이란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22년 우승했던 디펜딩 챔피언으로,
2026.06.11 11:37
“다신 못 본다”…메시·호날두 ‘두 황제의 라스트 댄스’[월드컵-더 비저너리]
41세 호날두·39세 메시…전설들의 마지막 월드컵 보통 영화 속 이야기는 영화 안에서만 머문다. 거리의 여자와 냉혹한 재벌이 사랑에 빠진다거나, 한(恨)에 사무친 영혼이 TV를 뚫고 나오는 일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다. 스포츠만큼은 예외다. 지독한 가난이나 선천적 질병 등의 고난을 타고난 재능과 각고의 노력으로 이겨내는 휴먼 스토리. 여전히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유일한 분야가 스포츠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를 거쳐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축구팬들로 하여금 인간계를 넘어 신계의 플레이를 맛보게 했던 두 전설이 오는 12일 막을 올리는 월드컵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리오넬 메시(39)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는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와 함께 월드컵 6회 출전이란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감출 수 없었던 재능이나 청천벽력같은 시련을 극복한 이야기 등이 비슷하다. ‘메시’라는 전설의 시작은 외할머니에게서 나왔다. 축구의 인기가 하늘을
2026.06.09 18:00
“유럽은 미국 속국 아니다”…사랑도 정치도 규범 밖이었던 ‘아웃사이더’[더비저너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프랑스 솜주(州) 아미앵의 한 사립학교 연극반. 학생이던 15세 소년은 자신보다 24세 많은 교사와 함께 대본을 고치며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을 선생님 이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소년의 풋사랑에 주변은 화들짝 놀랐지만 그는 “언젠가 반드시 그녀와 결혼하겠다”며 당차게 말했다. 그리고 14년 뒤 그 소년은 실제로 그 교사와 결혼했고,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이 됐다. 이름은 에마뉘엘 마크롱. 한때 “정치를 끝낸 은행가”, “프랑스 엘리트 시스템이 만든 완성형 인재”로 불렸던 그는 지금 유럽에서 가장 논쟁적인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흔들리는 유럽 질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트럼프 2기 집권으로 들이닥친 미국과의 통상 갈등, 유럽 내 극우 세력의 재등장 등 격변의 시대마다 그는 늘 가장 앞줄에 서 있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갈등 전면에 서며 다시 한번 유럽 강경파의 얼굴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
2026.05.26 18:00
팀 쿡 잇는 26년차 ‘애플맨’…AI 격랑속 다시 혁신 택할까 [더 비저너리–존 터너스 애플 차기 CEO]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애플의 수장인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CEO로 존 터너스를 지명하며 한 말이다. 2011년 애플의 상징과도 같은 스티브 잡스가 지병으로 사망하고 쿡 CEO가 애플을 이끈지 15년 만에 애플은 새 사령탑을 맞게 됐다. 올해 9월부터 쿡의 바통을 건네받는 인물은 26년차 ‘애플맨’ 존 터너스다. 터너스 역시 쿡이 애플 CEO에 오른 51세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사실 터너스가 수많은 후보자를 제치고 차기 애플 수장으로 낙점된 것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차기 애플 CEO 후보자로 소프트웨어 책임자 크레이그 페더리기, 서비스 책임자 에디 큐, 마케팅 총괄 그렉 조스위악, 리테일·인사 책임자 디어드리 오브라이언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일찌감치 쿡 CEO가 지난해부터 터너스를 중심으로 후계 구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치열한 인공지능(AI) 경쟁 속에서 터너스가 잡스처럼 혁신형 리더가 될지, 쿡 CEO처럼
2026.05.12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