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의견 안내던 헤지펀드들 지지-반대 의견 갈리며 분열 세대·빈부계층별로도 대립 팽팽

그동안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영국 헤지펀드마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놓고 둘로 갈라졌다. 이는 영국이 얼마나 깊게 분열됐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헤지펀드마저 찬반 팽팽=헤지펀드 RK캐피탈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파머는 브렉시트 지지파에 20만 파운드(약 3억4000만원)를 기부했다. 파머는 “EU는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헤지펀드 캑스톤(Caxton) 어소시에이트의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로는 EU 잔류 지지파에 20만 파운드를 내놨다. 로는 “10년 혹은 20년 후에 경제가 좋아질지 나빠질지는 누가 알겠냐”며 “확실한 사실은 EU와의 무역 관계 파기는 끔찍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4000억 달러(약 466조원) 규모의 자산을 가진 영국 헤지펀드들은 항상 극도로 낮은 자세를 유지해왔다. 이같은 헤지펀드마저 브렉시트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영국이 그만큼 심각하게 분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금융권이지만 은행들은 조용하게 EU 잔류를 지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잃은 은행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드러내기 꺼리고 있다.

헤지펀드 역시 인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의견을 가진 오너를 두고 있기도 하다. RK캐피탈의 파머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그리 직원같지 않다”며 “그들은 시장에 접근해 위험을 감수하기 때문에 자기 주장이 강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대부분 투자은행들은 영국의 EU 잔류 캠페인에 수십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은행들은 EU라는 거대한 금융 시장에 손쉽게 접근하기 위해 ‘EU 잔류’를 지지하고 있다. EU 탈퇴시 직원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때 드는 비용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맨 그룹의 CEO 매니 로만 등은 ‘EU 잔류’를 지지하고, 토스카펀드 등은 ‘EU 탈퇴’를 지지하는 등 찬반이 엇갈린다.

잔류파는 EU의 자유시장 덕에 자금운용이나 보험 등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탈퇴파는 EU의 규제가 영국에 해를 끼친다는 입장이다. 탈퇴파는 런던 등을 포화상태로 만들고 있는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영국의 헤지펀드는 영국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는데 막대한 기여를 했다. 영국 헤지펀드는 전세계 헤지펀드 자산의 18%, 유럽 헤지펀드의 75~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는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1980년대 영국의 규제완화 덕에 급성장했다.

▶연령, 빈부 계층별로 갈려…언론도 팽팽=한편 EU 잔류 지지파인 조 콕스 하원의원 피살 이후 여론조사 결과 EU 잔류가 역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찬반은 팽팽하다.

영국 유권자들은 연령, 빈부 등 계층별로 뚜렷하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부유층과 젊은층은 잔류를 지지하고, 저소득층과 고령층은 탈퇴를 선호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브렉시트 투표에서 ‘세대간 분열’이 주요 논쟁거리(fault line)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다.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글래스톤베리 락페스티벌 시기와 겹친다.

유고브 조사 결과 18~24세 유권자 51%만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65세 이상 유권자 81%는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도 공개적으로 브렉시트 찬반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더타임스 등은 ‘EU 잔류’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반면 선데이타임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EU 탈퇴’를 지지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