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의 ‘법’에도 한 차례 대혼란이 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유럽연합(EU)의 법이 곧 영국법처럼 작동해 온 경우도 있고, EU에 속해 있기 때문에 효력이 발생했던 법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재정비하는 데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법률 전문가들이 브렉시트 시 발생할 법적 대혼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헌법 전문가인 시오나이드 더글라스-스콧 퀸매리대학교 교수는 “EU법은 영국법의 일부로 영국 시민들, 기업들, 공공 기관들에게 권리와 의무를 부여해 왔다”면서 “이를 없애거나 수정하는 것은 복잡하고 노력을 많이 요하는 일이다. 영국 헌법에 손상과 대혼란을 일으킬 것이다”고 지적했다.
우선 어떤 법은 유지되고, 어떤 법은 효력을 잃게 되며, 어떤 EU법은 대체 법률이 필요한지 구분하고 정비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 필립 우드 QC 알렌&오버리 전 세계 법 정보분석원 대표는 “영국은 EU법 중 어떤 부분이 유지되고 사라져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반부패법, 금융규제법, 연금 관련법 등은 수많은 복잡한 영역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이 결정한다고 모두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유지하고 싶어도 다른 국가들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소용없는 법들이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 허가없이 EU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법 등도 이에 속한다.
여러 정치적 합의들이 EU 법에 입각해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다. 1998년 자치정부 수립을 골자로 한 이른바 ‘굿프라이데이 협정’ 또한 유럽공동체법(ECA)과 유럽인권재판소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국이 불문법 체계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법 정비가 한층 더 어려울 수 있는 요인이다. EU의 흔적을 완전히 없애고 법을 다듬으려 해도 이미 EU법에 입각해 발생한 판례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판례로 사용하려니 존재하지도 않는 법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격이 되고, 판례로 활용하지 않자니 참고할 판례가 마땅치 않을 수 있다. 결국 해당 법을 차용하지는 않되 그 법에 따라 내린 판결의 골자는 그대로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로펌 클리포드 챈스의 파트너 시몬 글리슨은 이와 관련해 “법규를 없앤다 해도 접근 방식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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