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파업 지지 ‘희망버스’ 행사 동반 취재 기자들, 집시법 등 위반 혐의 기소

-대법원 “기자는 불법 시위라도 파업 참가자 등 자유롭게 접근할 자유 있다” 판결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는 ‘희망버스’ 행사를 취재하면서 주거침입·교통방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기자 2명에 대해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불법 시위로 인정된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현행법을 어겼다고 해도 언론의 자유 활동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다.

대법원 전경
대법원 전경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병대)는 주거침입, 교통방해,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이모(36) 씨와 인터넷신문 오바이뉴스 시민기자 강모(45)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2011년 6월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는 1차 ‘희망버스’ 행사를 취재 목적으로 참석했다. 집회를 위해 모인 700여명은 부산 영도구 봉래동 봉래교차로에서 차로를 점거한 채 ‘정리해고 철회’ 등 피켓과 플래카드, 그리고 촛불을 들고 영도조선소 정문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영도조선소 앞에서 해산명령에 불응하고, 30여개의 사다리를 이용해 담을 넘거나 담을 넘어 들어간 참가자들이 열어준 정문을 통해 영도조선소를 무단을 침입했다.

1심은 이 씨에겐 벌금 70만원을, 강 씨에겐 벌금 5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 씨는 주거침입, 교통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가 모두 인정됐고, 강 씨에겐 주거침입만 유죄로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이들을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불법으로 영도조선소에 침입하는 등 현행법을 어겼지만, 헌법상 보장되는 언론의 자유에 따른 행동이라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신문기자는 정보원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취재한 정보를 자유로이 공표할 자유를 가진다”며 “신문기자가 기사 작성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취재활동을 하면서 취재원에게 취재에 응해줄 것을 요청하고 취재한 내용을 관계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도하는 것은 일상적 업무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시위참가자들과 함께 영도조선소 내부로 들어간 행위는 시위현장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신문기자의 업무 범위에 속하는 행위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위법이 없다”고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jumpcut@heraldcorp.com